왕과 정령 9 (완결)
꿈속에서 그녀는 많은 것을 보고 들은 것 같았다. 아는 사람도 보았지만 모르는 사람도 보았다. 많은 이야기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를 들려주고 있었다. 도중에는 굉장히 무서워지기도 했지만 결국에 가서는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는 꿈이었다. 마지막에 가서야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데도, 악몽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 불가사의한 꿈.
그리고 그녀는 왜 이런 꿈을 꾸고 있는지 의문도 느끼지 못할 만큼 아무래도 그 곳에 제법 오래 머물러 있었던 모양이다. 그 꿈속에서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조용하게 말을 걸어오는 아하트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는 누군가와 오랫동안 매우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답하는 목소리는 들리기 않았기 때문에 그가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점점 지현은 가슴 속이 따뜻해지는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어쩌면 그에게 감싸여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문득, 조금 웃었다. 그만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곁에 누워 잠들기 전 머리맡에서 다정한 목소리로 잘 모르는 먼 나라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듯한 포근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지현은 계속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