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정령 6
“괜찮다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으니까 상관없지만, 혹시 ‘괜찮지 않아졌을 때’는 가장 먼저 나에게 알려 줬으면 좋겠어. 이번처럼 아무 말도 없이 나를 피하는 게 아니라, 무슨 말이라도 좋으니까 이야기해 줘.”
그렇지 않으면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는 내가 쫓아가 버릴지도 몰라. 그렇게 마지막으로 작게 덧붙이면서 아하트의 금빛 눈동자가 미소 짓는 것을 바로 지근거리에서 고스란히 전부 들여다보게 된 지현은 자신의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 무슨 생각들을 그렇게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던 것인지 전부 잊어버릴 것만 같다. 심장 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성가실 정도였다. 뭔가를 말하려고 해도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아, 아하트…….”
“응?”
“너무……가까워요.”
“그런가?”
“그런가, 가 아니고…….”
“하하, 응. 그렇지.”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