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왕과 정령 외전 - 종려나무 그늘 아래 2

왕과 정령 외전 - 종려나무 그늘 아래 2

저자
해난
출판사
라떼북
출판일
2013-05-28
등록일
2019-10-01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MB
공급사
교보문고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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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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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아비세코는 잠시 빈손으로 머리카락을 헤집다가 말했다.

“본인이 됐다는데 내가 더 뭐라고 하는 것도 모양새가 그렇지. 네가 이걸로 만족한다면 아무튼 됐나. 더 살 생각이 없으면 그만 돌아갈까? 곧 해도 저물 것 같고.”

“예, 너무 오래 바깥에 있었네요. 오늘은 일부러 절 데리고 이런 곳까지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여성분이 누군가 함께 왔다면 아비세코 님도 조금은 더 즐거우셨을 지도 모르는데 어쩐지 저만 즐거웠던 것 같아서 면목이 없네요.”

“다른 여자?”

“음, 그러니까……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여러 가지를 보고 즐기시는 여성분 말이에요. 그런 분이 함께 있으면 분위기가 화사해지니까요. 궁전에 근무하시는 여관 중에는 그만큼 스스로를 잘 가꿔서 아름다우신 분들도 많고요. 그런 분과 동행하시면 즐겁지 않나요?”

“즐거워……?”

아비세코는 살짝 인상을 썼다. 오늘 여기까지 다소 억지로 그녀를 끌고 나온 것 때문에 아무래도 단단히 오해를 산 모양이지만, 정말로 착각에도 정도가 있다. 아비세코는 빈손으로 다시 그녀의 손을 잡고 궁전을 향해 걸으면서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무서운 착각을 하는 것도 정도껏 해주지 않겠어? 여자하고 같이 바자르를 돌아다니다니 등골이 오싹해지니까. 그리고 그렇게 이것저것 잔뜩 붙여서 맨얼굴도 잘 안 보이는 여자보다 아무 것도 안 꾸민 평소의 네가 훨씬 더 낫잖아. 그런 여자가 예쁘거나 말거나 내가 대체 뭐가 좋아서 그런 생고생을 해야 하는데.”

“……!”

“왜?”

등 뒤에서 깜짝 놀란 듯 소녀의 발걸음이 느려지자 아비세코가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하지만 메르티타는 잠깐 말을 잊은 듯이 아비세코를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천천히 그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금방 그와 재차 보조를 맞춰 걷게 된 그녀는 한 손을 입가에 대고 작게 쿡쿡 웃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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