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의 공간을 따라 읽는 소설 토지 - 한 권으로 읽는 토지 문학기행 : 모빌리티인문학 총서 33
가장 풍요롭고 용이한 토지 감상법
200자 원고지 4만여 장, 20권 분량의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를 소설 속 공간을 기준으로 한 권으로 소개 정리한 책이다. 경상남도 평사리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의 여정을 따라 진주, 통영, 부산, 마산, 서울, 일본, 용정, 연해주까지 확장된다. 이를테면 《토지》를 10개의 공간으로 나누어 읽는, ‘한 권으로 읽는 《토지》’의 공간 버전인 셈이다.
이 책은 《토지》를 이미 읽은 독자들에게는 희미해진 소설 내용을 환기하는 역할을, 소설을 읽다 말았거나 드라마로만 아는 독자들에게는 방대한 소설의 얼개를 세우고 구체성을 부여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특히 아직 《토지》를 읽지 않은 독자들은 이 책 한 권만 보면 읽지 않고도 읽은 척할 수 있으니 무척 가성비 높은 독서가 될 터이다.
등장인물들의 동선을 따라 10개의 장으로 되어 있으나,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좋다. 소설을 읽지 않은 독자는 책 뒤쪽에 실은 ‘자료’부터 읽으면 좋다. 《토지》의 각 부 줄거리가 소상하고도 간결히 정리되어 있다. 텍스트보다 이미지에 끌리는 독자는 각 장의 사진과 해설부터 읽어도 좋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본문으로 미끄러지게 된다.
본문 속 예문들만 따라 읽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인용문들은 《토지》 외에도 박경리의 다른 소설과 에세이, 인터뷰 등에서 가려 뽑은 것들이다. 가타부타 게으른 독자는 뒤의 QR코드를 찍어 동영상을 보면 된다. 모빌리티인문학연구원에서 촬영한 ‘토지 문학기행원주 하동 통영편’을 감상할 수 있다. ‘토지학회’에서 제작한 동영상은 2020년 하동군의 지원을 받아 하동 평사리를 중심으로 13개의 공간을 나누어 해설한 것이다.
소설 《토지》를 읽었건 읽지 않았건, 매 페이지마다 서희와 길상, 용이와 홍이, 양현과 영광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 풍요롭고 가성비 높은 독서를 약속한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2006년 2월 「한국 근대 역사소설의 형성과 전개-매체를 통한 역사담론의 생산과 근대적 역사소설 양식에 관한 통시적 고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저로는 「교양소설의 가능성 혹은 소설의 미래」, 「토지에 나타난 식민지 경성의 문화와 근대성의 경험」, 「총서에 나타난 해방기 북한의 국가 만들기 기획과 서사의 균열」, 『토지의 문화지형학』(공저), 『독서지도 어떻게 할 것인가』(공저), 『딱지본 대중소설의 발견』(공저) 등이 있다. 최근에는 근대 잡지와 신문 등에 나타난 정치·사회·역사 관련 자료를 통해 당대의 현실이해나 역사인식을 구성하는 표상작용 및 역사 서술의 제도성과 문학적 실천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두고 있다.
1 하동 평사리_소설의 시작과 끝
2 지리산_반역과 생명의 공간
3 간도와 용정_사잇섬, 굴러온 돌의 생존법
4 진주_이동과 정주定住 혹은 제2의 고향
5 통영_삶과 죽음, 재생의 뱃길
6경성_말 많은 먹물들의 담론, 서사의 계기와 소문의 진상
7 부산_공간의 이중성, 도시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8만주와 하얼빈_고토 회복의 의지, 동포에 대한 헌사獻辭
9 연해주_그곳에 우리가 있었다
10 일본_선비와 농민, 무사武士와 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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