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판사 이승윤
발간사를 요청받고 잠시 망설였습니다. 2~3년 단위로 경향 각지의 법원을 순환하는 법관의 전보인사 속에서 이승윤판사는 번번이 제가 떠난 후 그곳에 도착하곤 했습니다. 하여 저는 저 특이한 전보인사가 한 번쯤은 허락했을 법도 한 귀한 인연을 아쉽게도 갖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결국 발간사를 쓰기로 마음먹은 것은, 판사 이승윤이 짧지만 치열했던 이생에서 자신의 소명에 얼마나 열정적으로 헌신했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판사로서의 일을 사랑하고, 주어진 업무만이 아니라 법원의 심리방식이나 제도의 개선을 위해서도 열과 성을 다했습니다. 젠더법연구회의 활동에도 적극적이어서 양성평등의 법원문화 개선에도 큰 기여를 했지요. 휴일 새벽까지 판결문을 작성하고 유명을 달리했다는 황망한 소식을 들은 1년 전 그날 이후 연구회의 회장으로서, 법원의 선배로서 슬픔 속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