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러키 도그(You Lucky Dog) - 줄리아 런던 장편소설
“내 기운 없는 바셋하운드를 돌려달라고!”
반려인이 뒤바뀐 바셋하운드 두 마리가
예상치 못한 사랑과 혼돈의 빗장을 열다!
미 텍사스주 오스틴, 동네 강아지들을 산책시켜주는 알바가 불미스러운 일로 잡혀가면서 같은 바셋하운드를 키우는 칼리와 맥스의 개가 뒤바뀐다. 한눈에 자신의 개가 아닌 걸 알아챈 칼리와 맥스. 더 적극적으로 개를 찾아 나선 칼리가 맥스의 집 문을 두드리고, 당황스러운 첫 만남에서 두 사람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칼리의 강아지 백스터와 맥스의 강아지 헤이즐이 서로를 무척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칼리와 맥스 역시 서로에게 끌린다는 것.
두 강아지를 매개로 칼리와 맥스도 사랑에 빠지지만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다. 홍보 전문가인 칼리 케네디는 회사에서 잘린 후 자기 이름을 내걸고 홀로 서려고 하지만 둘밖에 없는 고객은 문제만 일으킨다. 조각가 고든은 그녀를 비서 취급하고, 디자이너 빅터는 돌발 행동을 일삼는다. 칼리는 오스틴을 떠나 뉴욕에서 일하기를 꿈꾸며 이력서를 돌리지만 번번이 거절당한다. 게다가 집주인은 감당 못 할 월세를 요구한다. 한편, 맥스 셰핑턴은 신경과학과 교수로 종신 재직 심사를 앞두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동생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두 사람의 부모가 묘하게 얽히면서 둘의 사랑이 위기에 빠진다. 이 혼돈 속에서도 칼리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뉴욕에서 취업할 기회를 잡게 되는데, 꿈에 그리던 일자리지만 텍사스를 떠난다면 맥스와의 관계는 깨질 수밖에 없다. 칼리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과연 그녀는 일과 사랑을 모두 쟁취할 수 있을까?
잃어버린 강아지도 찾고 사랑도 찾으려면?
불운이 행운이 되는 마법 같은 사랑!
칼리와 맥스의 개가 뒤바뀌었을 때만 해도 불운이었다. 가뜩이나 되는 일이 하나 없는 칼리나, 대학교수로서 종신 재직 심사를 앞둔 중요한 시기에 있는 맥스에게는 더욱 그랬다. 불운으로 시작된 관계이지만, 소설은 곧 매력 넘치는 주인공들과 강아지들, 그들의 케미스트리를 화려하게 변주하며 독특하고 매력적인 로맨스로 발전해간다.
칼리와 맥스는 똑같은 바셋하운드를 키운다는 공통점 외에는 전혀 다르다. 칼리가 입는 하이패션은 맥스의 눈에 우스꽝스러운 코스튬이고, 맥스가 연구하는 뇌과학 분야를 칼리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 개를 키우는 방식도 다르다. 칼리는 엄격한 규칙에 따라 개를 키우는 반면 맥스는 자유방임형이다. 그래서 서로에게 의구심을 갖고 투덕거리기 일쑤다.
그런 두 사람을 이어주는 건 두 반려견 백스터와 헤이즐이다. 늘 기운 없고 우울해하던 백스터는 헤이즐만 만나면 생기가 넘친다. 서로 죽고 못 사는 두 강아지를 핑계로 칼리와 맥스도 점점 가까워진다. 강아지들과 함께 공원을 산책하며 어느새 마음을 털어놓는 두 사람.
그러나 사랑의 불꽃이 튀기 시작할 때 두 사람 앞에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막아선다. 가족과의 관계 그리고 커리어로 인해 이별의 위기 앞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개가 뒤바뀌는 불운한 사건이 사랑이라는 행운을 가져다주었듯이, ‘실망스러운 사태가 벌어지더라도 받아들이고 그걸 발판 삼아 더 엄청난 일에 도전’하고자 했던 칼리는, 긴 이야기의 끝에서 자신이 바로 러키 도그, ‘운 좋은 녀석’이라는 걸 깨닫는다.
“하루하루가 기다려졌고 놀랍게도 오늘이 어제보다 나았다.”
엉뚱하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
특별한 로맨스에 깊이를 더하는 가슴 뭉클한 가족 드라마
유쾌 발랄한 로맨스에 가족 드라마가 섞이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워진다. 문제없는 집은 없다고 하듯이 칼리와 맥스의 가정은 각자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칼리의 부모님은 황혼이혼 후 폭주하고 칼리의 언니는 세 아이의 독박육아로 쌓인 우울감과 스트레스에 허덕인다. 이 모든 것을 모른 체할 수 없는 칼리는 동분서주하지만 상황은 좋아질 기미를 안 보인다. 한편 맥스에게는 사별 후 홀로된 아버지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동생이 있다. 아버지는 동생을 돌보느라 자기 인생이 없고, 여러모로 보살핌이 필요하지만 성인이 된 동생은 근심을 안겨준다.
칼리와 맥스의 가족은 하나같이 생생하고 개성 넘치는 인물들로 이야기에 재미를 더한다. 때론 벗어나고 싶고 짐으로 느껴질 때도 있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가족이다. 칼리는 떠난 후에야 자신이 있을 곳을 알고, 가족과 떨어진 후에야 가족이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깨닫는다.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도 그녀의 가족은 여전히 ‘개판 5분 전’이지만 칼리는 가족 곁으로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문 하나가 닫히면 다음번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