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의 움직이는 찻집
가정 깨지고 직장 버리고 남은 건 캠핑카 하나뿐
로지, ‘움직이는 찻집’ 몰고 낯선 세상으로 떠나다
화려한 도시 영국 런던의 미쉐린 레스토랑에서 셰프로 일하는 로지는 그간 열심히 일해 온 덕에 남부러울 것 없는 커리어를 이루었고,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완벽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다른 사랑이 생겼다는 남편의 고백에 그녀의 인생 계획은 물론 현재의 삶 자체가 무너져 내리고 만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탈출해 전혀 다른 자신이 되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 로지는 사직서를 쓴다. 그리고 만취한 채 인터넷에서 결제한 캠핑카 ‘포피’가 눈앞에 나타나 그녀의 결심에 불을 지핀다. 이제 로지는 모든 것을 뒤로 하고 포피와 함께 새로운 세상 속으로 뛰어들기로 한다. 그녀의 계획은 캠핑카를 끌고 떠돌아다니며 팝업 스타일의 푸드 트럭을 여는 것. 옛날식 힐링 푸드와 직접 블렌딩한 차를 큼지막한 찻주전자에 담아 파는 ‘로지의 움직이는 찻집’!
그러나 출발부터 순조롭지 않다. 운전은 서툴고 주방은 좁다. 게다가 예측 불가의 돌발 상황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자유로운 영혼들이 그녀를 당황스럽게 만든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한 남자는 로지와는 전혀 다른 생활방식과 가치관으로 부딪혀온다.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앨리스와 같은 처지의 로지는 과연 불안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랑과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익숙한 현실에서 벗어났을 뿐인데 행복해졌다
길 위에서 친구가 된 아리아, 그리고 두 남자
소설은 주인공 로지가 반전에 반전을 겪으며 새로운 인생을 펼쳐가는 여정을 따라간다. 이야기의 시작은 로지의 끔찍한 실연이다. 함께 삶을 꾸려갈 거라고 믿어마지않았던 남편에게 다른 여자라니! 게다가 남편은 그동안 로지의 ‘즉흥적이지 못한’ 성격에 숨이 막혔다고 말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남편도 남편의 새 여자도 같은 요식업계에 종사하는 요리사들이라, 업계에서는 로지만 빼고 이미 모두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결국 로지는 씩씩한 얼굴로 출근해서 사표를 낸다. 그리고 런던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떠난 길인데, 조심스레 로맨스가 싹튼다. 어느 날 눈앞에 나타난 남자는 전혀 자신의 스타일이 아닌 데다 바람둥이로 의심된다. 첫 만남부터 삐거덕거리는 두 사람. 반면 자신과 잘 맞는 또 다른 인물은 따뜻하고 신비롭지만 이상하게 만남이 자꾸 어긋난다. 독자는 로지가 누구와 연결될지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보며 그녀를 응원하게 된다. 마침내 그녀가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고 진정한 사랑을 찾기까지.
한번쯤 꿈꾸는 자유로운 삶이란 이런 것
차와 힐링 푸드, 그리고 노마드 라이프!
도시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해볼 것이다. 모든 걸 버리고 훌쩍 떠나는 상상. 내일 출근해서 해야 할 일, 집 대출금, 자녀 계획……. 지키고 일구어야 할 것들을 잊고 자연 속으로 뛰어들어 정처 없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소설은 바로 그런 도시인의 로망을 로지라는 인물을 통해 실현해준다.
로지는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이 정교하게 짜놓은 인생의 틀 밖으로 뛰쳐나간다. 도심의 아파트와 안정되고 화려해 보이는 직장, 생활 속 촘촘한 계획과 모든 의무에서 스스로를 해방한다. 캠핑카에 몸을 싣고 유목민처럼 떠돌아다니며 사는 노마드 라이프를 선택한 것이다. 생계를 위해 선택한 건 푸드트럭. 로지가 만들기 시작하는 건 그동안 레스토랑에서 만든 고급 요리와는 전혀 다른, 스콘과 쿠키, 애플 크럼블 등 영국의 보통 가정에서 먹는 소울푸드다.
마음 내키는 대로 영국 각지를 다니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에 차를 세우고 차와 디저트를 판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노마드 라이프를 사는 사람들과 교류한다. 이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오가지만 상부상조하는 또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다. 그러니까, 자유롭지만 외롭지 않고, 함께하지만 속박하지 않는다. 영국의 자연과 영국식 티, 디저트, 사랑스러운 인물들이 그려내는 노마드 라이프는 팬데믹 이후 한층 답답한 일상을 견디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도 크나큰 힐링과 낭만을 전해줄 것이다.
유랑하는 삶의 모든 순간이 낭만일 수는 없지만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로지에게 박수를
그렇다고 유랑하는 삶의 모든 순간이 낭만일 수는 없다. 계획하지 않은 일은 하지 않던 로지는 인생 첫 모험에서 실수투성이다. 캠핑카가 고장 나서 예상 밖의 지출이 발생하기도 하고, 그 비용을 갚느라 여행의 기분을 만끽하기는커녕 장사에 몰두해 소처럼 일하기도 한다.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들 앞에서 창피한 실수를 하거나 치부를 드러낸 적도 있다. 심지어 위험할 수 있는 인연까지 얽혀든다.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실수, 겪을 수 있는 일들을 겪는 로지는 우리 자신이나 친구의 모습 같다. 그래서 남편의 배신이라는 큰 상처를 안은 로지가 점점 마음을 다잡고 성장해가는 걸 보며 박수를 보내게 되는 것이 아닐까.
로지 외에도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은 대개 상처를 가지고 있다. 연인의 죽음을 경험한 사람도 있고, 전쟁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도 있다. 상처의 무늬가 다르듯 성향도 모두 다르다. 로지는 채식주의자인 사람도, 정리정돈을 못 하는 사람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마음을 열고 다른 이들의 신념이나 생활방식, 개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되면서 가치관이 달라지고 자신에게도 한층 너그러워진다. 레베카 레이즌이 항상 강조하듯, 이 소설에도 친구 삼고 싶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로지와 그들의 대화가 흥미롭고 따뜻한 것도 그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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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의 움직이는 찻집》 독자 평
지루할 겨를이 없고 재밌고 낭만적이며 가슴이 따뜻해지는 작품이다. 배를 잡고 웃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이 나온다.
- Chicks, Rogues and Scandals / 블로거
주변 환경과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에 지쳐 소설을 읽으며 쉬고 싶었을 때 이 책을 발견했다. 읽으면서 기분이 좋아졌고 행복했다. 구성과 캐릭터, 설정까지 모든 게 마음에 들었다. 힘을 주고 지혜를 보여주는 문장들에 밑줄을 쳐가며 읽었다.
- C. Peterson / 영국 amazon 독자
비 오는 날 차 한 잔을 곁에 두고 이 책을 읽었다. 로지의 인생을 따라가는 일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고 덕분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 jet / 영국 amazon 독자
영국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것이 멋지다. 캠핑 라이프와 디지털 노마드, 베이커리와 오래된 책들, 로맨스와 우정. 이 책은 번아웃을 겪고 있는 당신에게 좋은 치료제가 될 것이다.
- Jenny / Goodreads 리뷰어
로지의 영국 여행은 자신을 발견하는 여정이다. 스스로에 대한 회의감에 빠져 있던 그녀가 움직이는 찻집과 함께 페스티벌 장소를 따라 여행하면서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 레베카 레이즌의 소설은 따뜻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 Rachel Gilbey / Goodreads 리뷰어
이 즐거운 소설은 우리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때로 삶은 우리를 예상치 못한 곳으로 몰고 가고, 우리는 극복하려 애쓰지만 실패하곤 한다. 그러고는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궁금해한다. 누군가는 계속 같은 방법으로 애쓰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걸 변화의 계기로 받아들인다. 의심과 걱정을 안은 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서서히 시야가 밝아오면서 마침내 고통에서 벗어나는 날을 맞는다. 이게 바로 이 소설이 말하는 바다.
- Happy Camper / 영국 amazon 독자
로지의 이야기는 현실적이어서 공감할 부분이 많다. 기본적으로 그녀가 외로운 사람이라는 것, 캠핑카가 고장 나서 수리 비용을 걱정한다는 것, 온라인 사기에 휘말린다는 것. 책을 읽는 동안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렇지”라고 말하는 나를 발견했다. 로지는 실수를 연발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진실한 친구를 사귀고 교훈을 얻으며 자존감을 되찾는다. 넘어지더라도 기회를 만들어 다시 일어서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녀는 낯선 곳에서 사랑과 웃음을 찾았지만 스스로도 우뚝 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과 우정, 자기발견과 성장에 관한 훌륭한 소설이다.
- Mackey / Goodreads 리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