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스의 위화
그는 별 생각 없이 그 중 한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 때 그의 손가락 끝이 살짝 그 사진의 뺨에 닿았다. 그는 장미 꽃잎에 닿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러자 부인은 나머지 한 장의 사진을 받아들면서 말했다.
“그래도 이 사진이 이 아이와 더 닮지 않았나요?”
그 말을 듣고 보니 그 사진이 현실의 그녀와 많이 닮아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른 한 쪽은 그의 공상 속의 그녀, ― ‘루벤스의 위화’와 꼭 닮았다고 생각했다.
잠시 후 그는 실물을 보지 않는 사이에 사라져버린 방금 전의 오래된 버섯 빛깔의 환영을 상기했다.
-책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