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모더니즘의 대가로 평가받는 헤밍웨이는 대부분 자신의 직접 경험에 근거한 소설을 썼다. <킬리만자로의 눈>과 <프란시스 매코머의 짧고 행복한 생애>는 헤밍웨이가 1933-34년 약 3개월가량 아프리카를 여행한 실제경험을 바탕으로 1936년에 탄생시킨 작품들이며, <패배를 모르는 남자>는 평소 투우에 열광했던 헤밍웨이가 목숨을 걸고 처절하고 집요하게 황소와 맞서는 늙은 투우사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킬리만자로의 눈>의 주인공인 소설가 해리는 부자 애인과 함께 아프리카 여행을 하던 중 사소한 부상으로 죽음을 맞게 된다. 작가로서 써야할 글을 쓰지 않고 돈 많은 여자들의 비위를 맞추며 거짓으로 살아온 자신의 지난 삶을 회상하며 뼈저리게 후회한다. 삶의 끄트머리에 다다른 해리는 죽기 전 꿈속에서 친구가 몰고 온 비행기를 타고 태양 아래에서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하얗게 빛나는 킬리만자로의 네모난 정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때, 그는 그곳이야말로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죽음을 맞는다.
<프란시스 매코머의 짧고 행복한 생애>는 아프리카라는 야생의 세계에서 사냥을 하던 중 자신의 비겁한 모습을 아내에게 들켜버린 겁쟁이 남자의 이야기이다. 당당한 체격, 준수한 외모의 부유한 남자인 매코머는 평생 대상도 없는 두려움에 갇힌 채, 소심한 남편에게 싫증을 느낀 아내가 한 눈을 팔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살아온 인물이다. 사파리 관리인인 용감한 사냥꾼 윌슨에게 아내가 매력을 느끼고 외도를 하자, 매코머는 무력한 분노심을 품고 괴로워하던 중 갑자기 심적 변화와 자신감을 회복하고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끼지만 그 순간도 잠깐, 아내가 남편이 위험한 상황에 처한 줄 알고 실수로 쏜 총에 맞아 죽게 된다.
<패배를 모르는 남자>의 한물 간 늙은 투우사 매뉴엘은 더 이상 관중의 호응을 이끌지 못하지만 투우에 관한 열정은 변함이 없다. 육체적인 위험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시합에 나서 처절하고 집요할 정도로 소와 맞서 싸우다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지만, 결국은 황소의 등에 깊숙이 검을 찔러 넣어 소를 죽임과 동시에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승리한다.
저자소개
저자 소개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1899~1961)
생전에 대중적인 찬사와 동시에 비평적으로도 인정받은 드문 작가이다. 1899년 시카고 근교의 부유한 중산층 마을 오크 파크에서 태어나 성악가 어머니와 사냥과 낚시를 즐기는 외과 의사 아버지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전쟁 종군 기자, 투우 마니아, 낚시 애호가, 맹수 사냥꾼, 네 여자의 남편, 흥청망청 화려한 삶을 살았던 남자. 그리고 노벨문학상. 새로운 현대적 문체, 즉 강하고 잘 통제된 “하드보일드 문체”를 창조한 점을 인정받아 1954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언어의 자연스러운 리듬을 담고 있는 쉽고 단순한 어휘로 가능한 한 감정이나 설명은 배제하고, 대신 세부적인 행동과 사실들만을 담담하고 충실하게 묘사하는 문체이다. 고도로 압축적인 산문문체를 창조하려는 헤밍웨이의 시도는 전쟁 종군 기자로서의 훈련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아주 어렵고 위험한 상황에서 강한 의지와 전문가적인 기술로 최선을 다해 행동하거나 극기하는 남성 주인공들이다. 흔히 전쟁, 투우, 사냥, 낚시같이 죽음을 감수해야하는 폭력적이고 위험한 상황에 놓인다는 사실은 헤밍웨이의 삶의 철학이 모든 인간과 생명을 지배하는 죽음에 대한 정직한 대면에서 나오는 것임을 보여준다. 그는 대중에게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무기여 잘 있거라》《노인과 바다》등 장편 소설로 각인되어 있어, 70여 편에 달하는 단편 소설을 발표해서 다른 작가들의 부러움을 샀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하드보일드 문체는 단편 소설에서 더 많은 진면목을 발휘한다.
역자 소개
전안실
성신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0년간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번역가의 꿈을 키웠다.
바른 번역 아카데미 수료 후, 출판번역가가 되기 위한 여정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최지혜
부산대학교에서 영문학과 동아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했으며 호주 Southern Queensland University에서 응용언어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줄곧 대학, 기업체, 어학원에서 토익과 토플을 강의하고 있다. 책을 좋아해서 늘 배우고자 번역을 시작했다. 바른 번역 아카데미 수료 후, 스스로 감동할 만큼 최선을 다하는 번역가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