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내가 인형을 가지고 놀 때
기뻐하듯
아버지는 딸의 인형으로
남편의 아내 인형으로
그들의 기쁘게 하는
위안물 되도다
노라를 놓아라
최후로 순수하게
엄밀히 막아 논
장벽에서
견고히 닫혔던
문을 열고
노라를 놓아주게
남편과 자식들에게 대한
의무같이
네게는 신성한 의무 있네
나를 사람으로 만드는
사명의 길로 밟아서
사람이 되고저
나는 안다
억제할 수 없는 내 마음에서
온통을 다 헐어 맛보이는
진정 사람을 제하고는
내 몸이 값없는 것을
내 이제 깨도다
아아! 사랑하는 소녀들아
나를 보아
정성으로 몸을 바쳐다오
많은 암혹횡행 할지라도
다른 날, 폭풍우 뒤에
사람은 너와 나 뿐이지 - 나혜석 결혼초기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