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딸콩이

딸콩이

저자
강성률
출판사
타임비
출판일
2013-12-13
등록일
2015-03-20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MB
공급사
교보문고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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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피의 축제>
어렸을 적 마당에서 벌어졌던 충격적인 장면, 그것은 바로 산 돼지 살해 현장이었다! 사람들은 우리에 누운 채로 평화를 누리고 있던 암퇘지를 보금자리에서 ?아내 생포한 다음, 네 발을 새끼줄로 칭칭 묶어 떡메로 정수리를 내리쳤다. 그리고 아직도 숨이 끊어지지 않은 희생자의 목을 날카로운 식칼로 푹 찔러 피를 솟구치게 만든 다음, 콸콸 쏟아지는 피를 모아 음식으로 이용하였다.
식어가는 몸뚱이 위에 펄펄 끓는 물을 끼얹고, 칼을 잡은 길선이 털을 깎아 사지를 널빤지에 잡아매어 고정시킨 다음, 복부의 한 중앙에 식칼을 꽂는다. 그리곤 두 손을 모아 아래로 쭉 긁어내리자, 형형색색의 내장들이 와르르 쏟아진다. 목을 따로 잘라 놓은 상태로 네 개의 넓적다리에 식칼을 쑤셔 구멍을 낸 다음, 새끼줄로 꿰어 처마 밑에 달아놓는다.
화자(話者)는 이러한 살육현장에 대해 몸서리를 치고 있다. 둔탁한 흉기로 정수리를 내리친 다음, 날카로운 칼로 숨통을 끊어놓고, 삶의 원동력인 피를 모조리 빼버리고, 저항의 상징인 털을 제거하고, 육신의 버팀목인 뼈를 꺾고, 욕망의 덩어리였던 살을 도려내어 불로 지지고 볶는 그 현장을. 그리고 다시 살아나는 일이 없도록 소금과 고춧가루를 뿌리고, 날카로운 이로 꼭꼭 씹어 가루로 만든 다음, 깊고 깊은 뱃속으로 꿀꺽 삼켜버리는 그 현장을 말이다.
그럼에도 살육행위는 이에서 멈추지 않는다. 삼켜진 그 시신을 분비된 위산으로 삭혀버린 다음, 영양가 있는 부분은 육신 곳곳에 저장하여 아예 자기 것으로 만들고, 쓸모없는 찌꺼기는 대변으로 모아 밖으로 추방한다. 기진맥진해진 그것(돼지의 육체)은 척박한 땅에 내팽개쳐진 다음, 온전히 썩고 문드러져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간다. 이보다 더 철저한 파멸이 있을까? 이보다 더 처절한 패배가 있을 수 있을까?
그러나 화자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흙으로 돌아갔던 그것이 화려한 재기를 꿈꾸는 것이다. 그리고 화자는 이 피비린내 나는 현장의 주인공을 자기 자신과 동일화하기에 이른다. 화자 자신은 더 나아가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저질러졌던 ‘마루타’에까지 의식의 지평선을 전개해 나간다. 어느새 화자 스스로 마루타, 암퇘지가 되어 있는 것이다!

<인간말종>
1991년 전국적으로 지방자치 선거가 실시될 무렵. 전남 영광 지역에서 실제로 있었던 도의원 선거 및 교육위원 선거에 대한 막전, 막후의 음모와 배신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작품 속의 주인공 이씨는 공화당 시절인 70년대에 영광 장성 함평 지구당 수석부위원장과 영광군 농업협동조합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청렴강직하다고 소문이 난 그였으나 끈질기게 이어지는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들의 중상모략에 의해 4년 만에 농협장직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그가 정계에 복귀한 것은 김대중 씨의 평화민주당 시절, 영광 함평을 지역구로 두었던 서경원 의원의 집요한 설득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씨가 지구당 수석부위원장에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서의원은 방북사건으로 덜컥 구속이 되어버렸고, 이씨는 이른바 ‘사고지구당’을 맡아 불철주야 고생을 해야 했다. 김대중 씨의 대선 전략에 따라 영남 출신의 대학교수 이수인 씨가 영광 함평 지역 보궐선거 후보로 확정되자 이씨는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역시 최선을 다하였고, 그 결과는 이수인 씨의 압승으로 나타났다.
마침내 지방자치가 실시되기에 이르자 이씨는 지역구 안에 있는 도의원 의석 다섯 개 가운데 적어도 한 자리는 차지할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선거 기간 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김팔봉 씨가 등장하여 평민당의 공천장을 거머쥐고 말았다. 그로 말할 것 같으면, 과거 70년대 이씨를 공직에서 물러나게 했던 통일주체국민회의 멤버 가운데 한 명으로서 그 중에서도 주동적인 인물에 속했다. 더욱이 이씨와는 초등학교 동기동창생이었고, 오랫동안 활동해온 친구들 모임에도 함께 속해 있었다. 이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라는 주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이씨는 불출마를 결심한다.
그리고 한 달 후. 이번에는 각 군 단위에서 한 명씩 선출하는 전라남도 교육위원 선거가 치러지게 되었다. 영광군의회에서 실시된 1차 투표에서 이씨는 과반수를 얻어 1위 후보자로 도의회에 상정되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마저 김팔봉(도의원)의 교활한 방해공작에 의해 분루를 삼켜야 했으니.
본 작품은 당시 호남 지역을 강타했던 황색 바람의 위력과 그 비이성적인 태풍에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던 민초들, 철천지원수가 되어버린 도의원을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둔 비교적 정직한 정치인, 부족한 정치자금에 정치술수에마저 능하지 못했던 아버지를 안타까이 여기는 한 대학교수,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지역감정, 야당 정치인의 비열한 정치공작 등을 예리하게 파헤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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