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 한자 1교시
시작하며
고인돌 한자는 ‘똑똑한 한자 공부’를 의미한다. 한자공부는 참말로 어렵다. 한자가 어려워서 어려운 것인지, 아니면 한자학습 방법이 어려워서 어려운 것인지, 누구도 명쾌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만 배우면 한자의 눈이 뜨인다”고 선전하는 책을 읽어봐도, 여전히 한자는 문맹(文盲)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고인돌 한자는 ‘고인돌 가족’처럼 그냥 멍청하고 단순하게 한자를 배우는 것이다. 고인돌을 보면, 그게 어떤 디자인이 있는 것이 아니다. 돌 석(石)처럼 그냥 기둥위에 돌을 얹어놓고서, 그것이 ‘고인돌’이라고 한 것이다. 고인돌은 ‘괸 돌’을 말한다. 고인돌은 ‘고은돌’은 분명 아니다. 그처럼, 고인돌 한자는 한자를 미학적인 디자인으로 해석하지 않고, 아주 단순화시켜서 한자의 묘미를 살렸다.
고인돌 한자의 구성 방식은 ‘한글’이다. 한글을 배우듯 한자를 배울 수 있는 법이 있다면 그것은 획기적인 것임에 분명하다. ‘한글처럼’은 바로 ‘한국적 방식’을 의미한다. 한자를 배우든, 영어를 배우든 어쨌든 한국인으로 외국어를 배우는 것임을 분명히 해야한다. 외국어도 결국 단어와 문장의 나열로서 서로 뜻을 주고받기 위함이 목적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는 미국인도, 일본인도, 중국인도, 한국인도 모두 공통점이 있다. 얼굴의 생김새가 기본형에 있어서 똑같고, 부모와 자식이 존재하고, 나아가 자연만물도 동일하다. 왕권체제가 무너졌으므로 정치사회의 용어도 거의 민주주의로서 동일하다. 인터넷으로 지구촌이 하나가 된 이후에는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차이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단지, 표현방식만 다를 뿐,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고인돌 한자’로서 한자의 엄청난 암호체계도 그냥 ‘수직’과 ‘수평’으로 쪼개고 분석해서, 단순화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한자의 묶음단위를 구분할 때 ‘딱딱한 부수글자’를 파묻고, 그냥 우리가 알고 있는 주변 사물들로 나열해서 배우는 방식을 택했다. 그게 퍼뜩 알아듣기 쉽기 때문이다. 가령, 숫자를 1~100까지 배운다면 재밌는데, 부수글자로서 한자를 배운다면 그다지 재미가 없을 것이다. 정말로 ‘부수글자 학습’은 군대생활처럼 힘겨운 일이다.
女, 安, 妥, 如, 汝에는 모두 女가 사용됐는데, 한자의 부수글자의 결합방식으로 한자를 공부하는 것도 재밌지만, 이번 ‘고인돌 한자’에서는 그냥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자연만물과 가족생활을 통해서, 한자의 신비한 세계를 짚어볼 계획이다. 재밌고, 신선할 것이다. 그럼, 고인돌 가족의 문을 열어보자.
끝으로,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조카들에게 한자를 교육해주면서, 그때 얻은 교육적 영감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모음이다. 1교시, 2교시, 3교시로 시리즈물로 책을 출판한 이유는 한번에 가르칠 때 꼭 그만큼 가르쳤기 때문이다. 한자의 거대한 산(山) 차근차근 한계단 한계단 오르듯 그렇게 서서히 오르는 것임을 인지해야할 것 같다. 묵직한 물건도 나누면 가벼워지듯, 복잡한 한자도 나누면 쉬워지는 것은 자명(自明)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