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이스라엘 군대의 비밀 - 예루셀렘 카이로 특파원의 500일 특별 보고서
입대를 거부하는 이유를 군대에 입대할 이유로 바꾸다
병역거부자, 소수민족, 외국인 자녀, 여성을 당당한 군인으로 만든 국방 정책
1장 ‘이스라엘의 군대 혁신’은 장제목 그대로 이스라엘이 지난 70년 동안 끊임없이 추진한 혁신의 역사와 성과를 담고 있다. 현장 취재의 묘미와 흥미로운 인터뷰는 독자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저자는 이슬람 무장단체로부터 자살 폭탄테러 위협을 받는 국경지대를 방문해 혼성부대의 여성 전투부대원을 직접 인터뷰했다. 혼성부대의 창설과 발전 정책은 여성에 대한 국방 의무 부과와 남녀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한국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던진다. 9900정보부대는 특이하게도 자폐증 청년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저자는 한국인 최초로 내부 시설에 들어가 위성사진 분석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자폐증 병사를 직접 인터뷰하고 비장애인만이 국방의 의무를 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은 대법원의 양심적 병영거부 무죄 판결이라는 커다란 이슈에 직면했다. 이들의 대체복무 방식 또한 논란이다. 이때 이스라엘의 ‘하레디 부대’는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입대를 거부하는 이유를 군대에 입대할 이유로 바꿔서 수천 명 규모의 병력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군은 2000년대 이후 ‘공부하는 병영생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효과가 크지는 않다. 이때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명문대보다 엘리트 군부대를 목표로 공부하게 만든 이스라엘의 입대 정책이 좋은 선례가 된다. 한편, 영주권 취득이 매우 어려운 이스라엘에서 영주권을 ‘가족 패키지’로 받고 입대한 ‘윤 병장’이라는 인물과 인터뷰 그리고 그의 진짜 임무에 대한 정부 관계자의 의문과 추리는 경각심과 함께 흥미로운 이야기로 다가올 것이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해야 한다면 어떻게든 해내고야 만다
이스라엘은 불확실한 미래보다 확실한 지금을 선택한다
2장 ‘핵개발과 예방전쟁’에는 이스라엘 국민에게 무한한 자부심을 안겨줄 핵개발 역사와 아랍 사람들에게는 뼈아픈 실패와 수치를 안겨줄 역사가 함께 담겨 있다. 최우방국이면서도 누구보다 이스라엘의 핵개발을 반대했던 미국의 눈을 따돌리는 전략을 세세하게 소개한다. 특히 <파이트클럽>, <노예 12년>,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등 할리우드 영화의 제작자로 자신을 속이고 핵물질과 핵무기 장비를 이스라엘로 실어 나른 거물 스파이 ‘아르논 밀찬’의 에피소드는, 방대한 자료 속에서 국가와 한 인물의 생애를 재구성하는 저자의 필력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스라엘 핵개발을 폭로했다가 모사드에 납치되어 18년 동안 복역한 ‘베누누’를 저자는 한국 기자 최초로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그의 핵개발 폭로 비사를 팩트로서 풀어낸 부분은 이 책의 현장 취재물로서 커다란 가치가 있음을 증명하기도 한다.
이스라엘은 자국 안보에 필요하다면 주저 않고 적국의 군사시설을 폭격한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이라크 핵시설과 시리아 핵시설에 대한 공격이다. ‘오페라작전’과 ‘과수원작전’으로 불리는 이 두 사건에서 저자는 산산이 부서진 후세인의 꿈과 그것이 아직 건재했을 당시의 사진 그리고 이스라엘 전투기의 공습 경로를 지로로 자세하게 소개한다.
한국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국가들은 군사·외교적 갈등을 정부 협상으로 해결하려 하며 그것이 정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만약 가까운 미래에 그 갈등이 직접적인 위협으로 변할 게 확실하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는 미래가 아닌 지금을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러한 선택을 했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지금도 생존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국산 자동차도 없는 나라가 어떻게 전차를 먼저 개발할 수 있었을까?
전차, 전투기, 군사위성을 비롯해 미사일방어시스템, 무인기를 개발한 이스라엘의 저력
저자가 만난 이스라엘 정부·군대 관계자는 한결같이 국방과 국익은 최우방 국가가 아닌 자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다. 국방은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한국이 정말로 그렇게 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우리 자신을 되돌아봐야 할 일이다.
저자는 한국 기자 최초로 단거리 미사일방어시스템 ‘아이언돔’ 부대를 취재했다. 아이언돔은 자주국방의 대명사로서 이스라엘 시가지로 날아오는 로켓과 포탄을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아이언돔 부대를 책임지는 대대장부터 일선 병사까지 취재하면서 시스템 특성과 운용 현황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이 책에 실었다. 또한 이 첨단무기 개발을 가능케 한 괴짜 장군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한국은 2026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에 돌입했다. 이스라엘도 한때 자국 전투기 ‘라비’의 개발에 매진했는데 결국 중단하고 미국의 F-15 전폭기를 도입했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사정을 저자는 카임 코쉔 이스라엘 대사에게서 직접 듣고 방대한 군사 자료를 분석해 이 책에 실었다. 이스라엘 국산 전투기는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습득한 기술과 노하우는 향후 로켓과 정찰위성 그리고 전투기 레이더에 고스란히 적용되었다고 한다. 이스라엘군은 개발 실패 혹은 중단에서 좌절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최상의 방안을 찾아냈다. 이는 부수적 성과를 최대로 키우는 능력이기도 하다. 향후 한국이 국산무기를 개발하고 군사기술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것을 또 하나의 기회로 만드는 중요한 힌트가 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영웅을 잊지 않는다
신뢰받는 군대, 존경받는 군인을 만드는 강소국의 노하우
한국과 이스라엘에서 군인에 대한 인식과 대우는 극명하게 갈린다. 이스라엘은 어떻게 군대와 군인이 존경을 받는 사회를 만들 수 있었을까? 저자는 그 해답을 찾아 사상 최대의 탈출 작전으로 일컬어지는 ‘솔로몬작전’을 취재했고 그 작전에 등장하는 살아 있는 영웅을 직접 인터뷰했다. 또한 국민과 군대의 연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언론사 건물에서 함께 일하는 이스라엘군 대변인을 만나 또 하나의 언론으로서 군대변인의 역할과 임무를 상세하게 들어 이 책에 실었다.
한국에게 일본은 식민지배의 가증스런 역사로 남아 있지만 한편으로는 당시 조선인을 구해준 일본인의 미담도 종종 발견되곤 한다.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가 횡횡하던 1940년대에 유대인을 구해준 제2의 쉰들러를 발굴하고 일본 정부가 외면한 그의 장례식까지 책임졌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국가가 영웅을 잊지 않고 대우해줄 때 국민도 그 영웅을 기억한다는 진실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