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박사 김영목의 유통 시스템 10년 노트
우리는 매일 무엇인가를 구매하고 사용하며 살아간다. 나아가 이 상품들 중 상품의 물리적인 속성만을 구매한 경우는 없다.
한 예로 현대인의 필수품이라는 스마트폰은 어떤가? 우리는 스마트폰을 고를 때 물리적, 기능적 속성뿐만 아니라 그것이 주는 정체성까지도 함께 구매하고 있으며,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정체성이 구매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은 유통을 모른다는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유통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시장에서 성공하는 가장 중요한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나아가 이 책이 제시하고 있는 다양한 현실적 사례들은 무형의 유통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켜나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이들이 시장을 지배할 것인지를 적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21세기 세상은 유통으로 通한다!
강물은 한 방향으로 흐르지만, 결국 바다에 이르러 하나가 된다. 이것은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나날이 복잡해지는 사회 체계 속에서 한 개인의 힘만으로 큰 일을 이루기는 힘들다. 인간이라는 존재 앞에 ‘사회적’이라는 접두어가 붙어서 ‘사회적 인간’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개별적인 사회적 인간들을 하나로 모아 성공한 제품을 만들고, 성공한 기업을 만드는 힘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유통의 힘이다.
유통이란 상품이 생산자에서 소비자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말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물리적인 유통을 넘어선,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의 유통에 대해 말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물리적 유통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과 가치의 유통은 간과하기 쉬우며, 이제 보이지 않는 유통이 경제의 눈에 보이는 유통보다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실로 이 책은 언뜻 유통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소통과 관계, 지식과 스토리의 힘에 대한 책이다. 최근 중시 되고 있는 보이지 않은 것의 유통은 유통시키는 기술만으로는 완성되기 어려우며, 거기에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가 결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기업들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그러나 그 방식은 제각각 다르다. 어떤 기업들은 주어진 환경 안에서 몸을 사리고 최대한 공격적인 경영으로 수익을 최대한 높이는 방책을 사용한다. 이런 기업들은 사회적 윤리와 도덕성 문제, 직원 처우 문제 등으로 끊임없이 갈등을 겪고, 결과적으로 수익 창출에도 장애를 받게 된다. 심지어 조직도 막힌 곳을 뚫어야 높은 가치가 창출된다는 내부 유통의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결과이다.
반면 어떤 기업은 생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도 보다 나은 미래 비전을 세우고 내부 조직 간의 갈등을 다양한 유통 방식으로 뚫어낸다. 진정한 협력이란 이처럼 서로가 쌓아놓은 벽을 허물어가며 순환시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바로 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무형의 가치들의 활발한 유통에 주목하고, 이것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어떻게 바꾸어가고 있는지를 관찰하고 있다. 기업인은 물론, 지식과 가치의 교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