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세상엔 똑똑한 사람들 천지다. 머리가 빠릿빠릿 잘 돌아가고, 눈앞의 이익과 기회를 잡는 데는 누구보다 잽싸며, 손해보는 짓은 죽어도 안 하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는 요령좋고 약삭빠른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너도나도 그 틈에서 행여나 뒤질세라 더욱 더 똑똑해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똑똑하고 영리한 사람들 중에는 마음그릇이 작은 사람이 많다. 머리도 좋고 학력도 높고 지식도 풍부하지만, 묘하게 세상물정에 어둡거나 인간관계가 서툴며 타인에 대한 공감력도 떨어진다. 또 시야가 좁고 지나치게 논리적이어서 유연성이 부족할 뿐 아니라 대범하지 못해 어려운 일이 생기면 금세 좌절한다. 게다가 스스로 똑똑하다고 자만하는 탓에 다른 사람을 함부로 얕보기도 한다. 이런 오만함은 신도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어리석음이다.
그런가 하면 세상엔 “속도 없는 바보”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도 있다. 바보스러워 보일 만큼 정직하고 낙천적인 그들은 허세를 부리는 일 없이 묵묵히 자기 일만 한다. 그래서 시대에 뒤처져 보이고 융통성도 없어보이며 이익에도 어두운 것 같지만, 매사에 초조해하지 않고 욕심에 휘둘리지도 않으며 타인을 배려할 줄 안다. 실없는 말도 곧잘 하는 그들은 때로는 덜렁거리고 막연한 자신감에 차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도 멀리 돌아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또 너무 착해서 다른 사람에게 잘 속아넘어가기도 하지만, 머리가 똑똑한 것보다는 마음이 풍요로운 삶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신은 이런 그릇이 큰 우직한 사람들에게 미소를 보낸다.
도쿄대 농학연구과 농예화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츠쿠바대 응용생물화학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 유전자 연구에 몰두한 끝에 고혈압의 원인인 ‘레닌’ 효소의 유전자 해독에 성공해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이 업적으로 일본학사원상을 받은 저자는『바보는 神의 선물』에서 “세상을 구하는 것은 바로 이런 그릇이 큰 우직한 바보”라고 말한다.
현재 츠쿠바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자신도 대학에 간신히 들어가고 연구생 시절에도 열등생으로 이름을 날릴 정도였지만, 혈압조절에 관여하는 레닌 효소를 세계에서 최초로 순화정제하는 데 성공한 것은 무모하리만큼 바보스럽고 아둔한 방법으로 밀어붙인 결과였다고 고백한다. 이어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문 분야뿐 아니라 정치와 경영 등 어떤 분야에서도 정작 위대한 성과를 이루는 것은 손을 대면 베일 것 같은 날카로움과 번뜩이는 지혜를 가진 영리한 사람이 아니라 왠지 모자란 구석이 있어보이지만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대기만성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이기적이고 똑똑한 사람들로 넘쳐나는 지금에야말로 얕은 지성과 상식의 틀에서 벗어난 ‘어리석음’과 비록 둔해보이지만 ‘속이 깊은 삶의 방식’이 되살아나야 할 때라고 호소한다.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세계적 권위자가 자신의 전공인 생명과학 분야에서 보고 듣고 직접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진정성을 담아 쓴 ‘바보예찬’을 읽어나가다 보면, 독자들도 어느덧 똑똑해지려고 애쓰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에 잠든 바보를 일깨우고 그 우직함을 꿋꿋이 지켜나가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고인돌과 선운사로 유명한 고창에서 태어났다. 고산자 답사회에 근무하면서 테마여행과 국토사랑에 대한 눈을 떴다. 현재 국내 테마 여행 전문 여행산 테마캠프(www.themacamp.co.kr)의 대표로 있으며, 〈투어익스프레스〉 등에 여행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오늘도 아름다운 사람들과 아름다운 여행을 꿈꾸는 그는 앞으로 진정한 여행가로 기억되기를 소망한다.
목차
프롤로그- 바보가 세상을 구한다 10
사람을 구원하는 ‘웃음’/바보 같고 어리석으면서도 깊이있는 삶의 방식/
모자라보이지만 사고의 틀이 넓은 사람이 가장 멀리 간다/
신은 고지식한 사람에게 미소를 보낸다/
헝그리 정신으로 살아라. 어리석은 채로 있어라/
그릇이 큰 바보가 되어라 ─ 신이 소망하는 삶의 방식
1장 둔하지만 깊은 삶의 방식
당신에게 ‘우연의 행운’을 가져다주는 것은 무엇인가? 34
성실함이 쌓여 사람을 만든다 39
위대한 사람은 뽐내지 않는다 44
병에 걸려도 고맙다고 말하는 선량한 사람 49
근거없는 자신감에서 시작한 벼의 유전자 해독 54
이치를 뛰어넘는 ‘생각’의 자유로움이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 58
과학은 신선한 감성이 필요하다 63
연구되기 시작한 ‘기도’의 의학적 효과 68
과학과 기도가 공명할 때 72
2장 늘 밝으며 포기하지 않는 마음
지식인의 비관론보다 바보의 낙관론 78
‘가벼움’이 행동을 이끌어내고 기회를 만든다 83
각오하고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면 낙천적이 된다 89
때로는 다른 것을 바라보고 한숨돌리는 것이 행운을 불러들인다 94
항상 밝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기적을 낳는다 99
‘좋은 유전자’의 스위치를 누르는 마음 101
‘마음이 몸을 치료한다’ ― 마음과 유전자의 관계를 밝힌다 109
부정적인 면조차 긍정적으로 만드는 긍정적인 생각 113
‘글자’에 깃든 평범하지만 진실된 힘 117
아우슈비츠의 유태인이 마지막까지 바랐던 웃음 122
웃음이 주는 의학적 효과 126
약 대신 웃음이 처방되는 날이 올까? 130
3장 바보가 행복하다
세상에 도움되는 것이 가치있다 136
식물의 몸이 되어 생각하다 140
일찍 일어나는 것과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가져온 연구의 결실 144
좋은 머리로 ‘안 되는 이유’만을 찾고 있지는 않은가? 148
쓸모없어 보이는 것에도 분명히 가치가 있다 152
인간은 침팬지와 98.8퍼센트 비슷하다 156
요행으로 들어가 공부하지 않았던 대학생활 159
환경이 마음을 변화시키고 마음의 변화가 삶의 방식을 정한다 163
마음을 접고 다시 한 번 미국으로 가다 167
들쑥날쑥한 인생이 마음을 풍요롭게 만든다 172
4장 타락하지 않고, 사치하지 않으며, 굴하지 않는다
‘하늘의 저금’으로 얻은 이타(利他)의 마음 178
인간을 조화시킨 ‘세 가지 조화’ 182
서로 양보하며 협력하는 ‘이타적 유전자’도 있다 186
자신을 뒤로 미루는 것이 자신을 살리는 길이다 190
타인을 위해 사는 것이 자신이 행복해지는 길이다 194
주먹 앞에 웃음으로 보답한 위대한 바보들 198
티벳의 지도자들이 생각하는 ‘적이야말로 스승이다’라는 철학 201
5장 바보는 신의 소망
‘iPS만능세포’의 탄생의 의미 208
생과 사의 균형에 따라 생명은 살아 있다 212
생명이 갖고 있는 ‘너무 오래 살지 않는’ 절도 217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인간의 ‘어리석음’ 221
모든 생명의 모체인 ‘썸씽 그레이트’ 225
모든 생명은 수직으로 그리고 수평으로 연결되어 있다 229
생명순환의 톱니바퀴를 돌리는 것 233
‘바보가 되어라’. 이것이야말로 신이 내린 지혜다 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