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제주는 잘 있습니다 - 엄지사진관이 기록한 일상의 순간들

제주는 잘 있습니다 - 엄지사진관이 기록한 일상의 순간들

저자
엄지사진관
출판사
상상출판
출판일
2022-09-26
등록일
2022-10-26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82KB
공급사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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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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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서울에서 제주로
제주에서 나로 서기

섬사람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익숙해 편안하기까지 했던 도시 생활을 접고 하루아침에 도민이 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아무리 꿈의 섬 제주라도 기존의 생활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에 적응해야 하는데 쉬울 리 없다. 맥(도날드)세권, 스(타벅스)세권을 어떻게 포기하고, 언제나 어디로든 닿을 수 있었던 편리함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 저자가 처음 제주에 살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제주는 머무는 곳보다 잠깐 들르는 곳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제주에서의 시간이 하나둘 쌓여가며, 빠름의 편리함 대신 느림의 가치를 배우게 된다. 느림은 고요하고 꼼꼼해서 어느 것 하나 쉽게 지나치지 않는다. 해본 적 없는 고민을 하게 만든다. 남들이 보기엔 볼품없을, 거창하지도 않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이를테면 ‘오늘은 어떻게 재밌게 보내지?’ 같은 것들. 하지만 막상 그 질문을 곱씹어 보면 그렇게 중요한 고민을 왜 평소엔 안 했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사는 게 뭐 있나? 재밌고 편안하게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면 된다. 제대로 쉴 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리던 저자가 잠깐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숨을 고른다. 그래야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디에 있는지보다
어떻게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래도 가끔은 머뭇거렸고 힘이 들었다. 월세나 전세 개념이 익숙했던 저자는 제주에서 연세를 내는 삶에 익숙해져야 했고, 분리수거는 꼭 특정 요일을 지켜서 내야 했다. 아프기라도 하면 차를 끌고 최소 30분씩 달려 병원으로 향했고, 제주살이보다 처음으로 독립해 혼자가 된 1인 가구에 적응하는 것이 더 힘들었다. 이렇게 힘겨운데도 계속해나갈 이유가 있는가? 그럴 가치가 있을까? 수많은 불안과 의심이 저자의 마음속에 싹트기도 했다. 두고 온 가족들과 친구들이 사무치게 그리워졌으며, 그들 또한 돌아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지 않았다.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휘청일 때마다 제주에서 맺게 된 인연들이 저자를 격려했다. 고되기만 했던 하루가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또 1년이 되면서, 조금씩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실패하고 말았다는 우울감 대신, 해냈다는 성취감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삶은 그래서 유의미하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모르니 말이다.

엄지사진관이 사랑받는 이유
사람들에게 사랑을 건네기 때문

엄지사진관의 사진은 꾸준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 이유는 아마 저자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정서 때문일 것이다. 세상을 조금 더 잘 살아내려는 의지, 타인을 쉽게 상처 입히지 않으려는 선의, 있는 그대로 사람을 바라보려는 노력, 눈앞에 닥친 위기를 마주하려는 용기. 그런 수많은 감정이 저자의 사진에서 느껴진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좋은 것은 혼자 독식하고 나쁜 것은 어떻게든 널리 나누는 이기심이 만연해졌다. 좋은 걸 나누면 배가 되고, 나쁜 걸 나누면 반이 된다던 말은 다 옛말이 되었다. 그러나 그 옛말을 저자는 묵묵히 지켜낸다. 좋은 것은 어떻게든 타인에게 나누려 하고, 나쁜 것은 꿀꺽 삼킨다(얼른 소화되어 배설되기를 바라며). 그래서 우리는 엄지사진관의 사진에 따스함과 동시에 애틋함을 느낀다.
《제주는 잘 있습니다》는 밖으로 내보낸 적 없던 저자의 목소리와 사람들에게 건네는 저자의 시선이 함께 담겨 있으므로 더할 나위 없이 풍성한 책이다. 이 책을 사랑하는 이에게 건네 온기를 나누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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