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대평원 - 바람과 생명의 땅
“늑대만큼 용감한 사람만이 늑대를 볼 수 있고,
늑대보다 용감한 사람만이 늑대를 죽일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방송계에서 ‘오지의 PD’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방송국 생활 내내 생사를 넘나드는 악전고투를 통해서 세계의 오지만을 카메라에 담아온 사람, 국내외에서 이미 자연다큐멘터리 프로듀서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EBS 프로듀서 서 준이 처음으로 털어 놓는 특별한 아시아 이야기.
2012년 절찬리에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아시아대평원〉이 1년 만에 책으로 나온다. 책을 쓰기 위해 저자는 오지 촬영 내내 모래폭풍에 갇히거나 눈 덮인 히말라야의 혹한 속에서도 곱은 손으로도 메모를 잊지 않았고, 메모 한 줄 한 줄에 기억을 덧붙여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시리도록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를 전한다.
“검독수리 사냥을 위해 카자흐족은 새끼 독수리를 둥지에서 꺼내 오는데,
새끼를 꺼낸 다음 흰 천을 빈 둥지에 묶어준다.
‘하얀마음’ 즉 좋은 마음으로 새끼를 잘 기르겠다는 약속의 표시다.”
- 본문 중에서
지구 상에서 가장 넓은 평야, 유라시아 스텝의 일부이면서도 영하 40도와 영상 40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사막과 지구의 천정 히말라야에 둘러싸인 아시아대평원. 그 혹독한 자연 환경 속에서 수천 년을 살아온 유목민과 가축 그리고 야생동물의 공존과 갈등을 방송에서 미처 전하지 못한 뒷 이야기들과 함께 독자들에게 전한다.
“그날 밤 처음으로 초원의 바람소리를 들었다.
초원의 바람소리는 다른 소리가 전혀 섞이지 않은 바람,
그 자체만의 소리였다.”
- 본문 중에서
고비의 늑대와 히말라야의 눈표범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목숨을 건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독자들은 늑대의 서늘하고 푸른 눈빛을 직접 만나고, 눈표범의 굵고 긴 꼬리가 살랑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뿐인가. 초판을 구매하는 2000명의 독자들에게는 DVD가 부록으로 제공되어, 〈아시아대평원〉의 아름답고도 숨 막히는 장면을 영상으로도 바로 감상할 수 있다.
“내게 자연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매력은 불확실성이다.
어떤 대상이나 장면을 찍게 될 지를 모른다는 점이 나를 가슴 설레게 한다.
자연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 본문 중에서
“히말라야에서는 동물들도 명상을 한다”는 저자의 농담은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이 책은 흔한 여행기도 단순한 후일담도 아니다. 목숨을 걸고 자연을 만난 한 사내의 ‘자유’에 관한 이야기며,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잊어버린 우리 모두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보여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