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원칙 없는 삶>에서 소로우에게 있어서 생계유지와 그의 인생 삶이 별도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계유지가 바로 그의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즉 소로우에게 있어서 생업은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삶 자체를 의미한다. 소로우는 초월적인 삶을 살려했으며, 따라서 생계를 유지하는 일도 그 자신의 초월적인 정신에 부합되어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 자체여야 하며, 생업을 유지하며 사는 것이 바로 그의 초월적인 정신에 맞게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되야 한다. 이러한 것이 <원칙 없는 삶>에 일관되게 나타나 있는 진실이다. 즉 생업을 가장 숭고한 의미로 보았다(Paul, Sherman, ed. Thoreau: A Collection of Critical Essays, 1962, 268-269). <원칙 없는 삶>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초월적인 삶에 부응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제시하고 있으며 여기에 소로우 철학의 핵심이 담겨져 있다(Harding 1967).
소로우 사상의 핵심을 이루는 순수 초월정신은 소로우 당시 초절주의 사상과 배경을 같이하고 있다. 에머슨의 사상적 관념적 초절주의 정신에 비해 소로우는 실제 초월적인 정신을 바탕으로 한 삶을 현실에서 직접 살아나갔다는데 그 특징이 있으며, 알버트가 소로우에 대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설교는 그 자신의 삶이다”(Albert 13)라고 언급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소로우는 초월적인 삶을 직접 살려고 했던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원칙 없는 삶>은 소로우 자신의 삶을 직접 투영하면서 여기서 그가 말하는 원칙은 “훌륭한 삶은 그 자신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순수 초월정신을 의미”(Harding 1980: 62)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저자소개
소로우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서 태어나서 대부분 이곳에서 지냈다. 하버드대학을 1837년 8월 30일에 졸업했으며 고향 콩코드에 가서 사립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학생 체벌문제로 그만두었다. 이후 교사직을 구하려고 일 년 정도 애쓰다가 그만두고 형 존과 함께 학생 25명까지 받는 기숙 사립학교를 삼년정도 운영하며 가르치다가 존의 건강문제로 인해 문을 닫는다. 그 후 그는 아버지 연필제조 공장을 도우면서 익힌 기술로 따기 힘든 자격증을 땄지만 이분야로 뛰어들지 않는다. 자신만의 여가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 보트를 만들거나, 울타리를 쌓기, 접붙이기, 나무심기, 강연, 토지측량 등을 하며 기본적인 생활비를 마련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콩코드와 뉴잉글랜드 지역을 매일 오후 2:30에서 5:30까지 산책하고 여행하고 글을 쓰며 보낸다. 그는 산책을 하며 항시 노트와 펜을 들고 다니다가 짤막하게 적어두었다가 나중에 집에 와서 이를 기초로 일기를 매일 썼다. 소로우의 일기는 1837년 10월 22일에 에머슨이 “너는 요즘 무엇을 하고 있느냐?” “일기를 쓰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래서 나는 오늘 일기를 처음 쓰기 시작한다”라는 글로 시작한다. 그리고 임종 바로 전해인 1861년 11월 3일까지 꾸준히 계속 썼다. 소로우는 “내가 사랑하는 것만을 일기에 쓴다.” “일기를 매일 쓰는 이유는 신들을 위해서이고 일기는 우편요금 선불로 신들에게 보내는 자신의 편지“라고 자신이 일기를 쓰는 이유를 피력하고 있다. 소로우는 주로 자연과 벗했기 때문에 일기 대부분이 자연묘사이고 가장 순수한 의식을 지니고 자연을 보려고 했기 때문에 그의 글을 읽을 때는 마치 살아 숨쉬는 숲속을 거닐고 흐르는 강을 스쳐가는 기쁨을 느끼게 한다. 산문체의 글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시를 읽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소로우는 진리를 대변하고 진리를 실천하는 삶을 살았으며 그러한 삶이 그의 글에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방대한 양의 일기는 그의 주요 작품인 <콩코드강과 메리맥강에서 일주일>(A Week on the Concord and Merrimack Rivers, 1849), <월든>(Walden, 1854)을 비롯하여 다른 많은 그의 작품의 기초가 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유랑, 짧은 여행>(Excursions, 1863), <메인숲>(Maine Woods, 1864), <케이프 코드>(Cape Cod, 1865), <캐나다 양키>(A Yankee in Canada, 1866)와 <개혁에 관한 에세이>(Reform Papers), <초기 에세이와 미셀러니>(Early Essays and Miscellanies), <일기> (Journals), <서간집>(Correspondence) 등이 있다. 소로우를 낭만주의자, 초월주의자, 전문적인 작가, 자연주의자, 생태학자, 과학자, 예술가, 사회 개혁가, 노예 폐지론자, 무정부주의자, 인습타파주의자, 경제학자, 범신론자, 신비주의자 및 요기로 다양하게 평가를 내리고 있다. 콩코드 월든 호수에서 1845년 7월 4일부터 1847년 9월 6일까지의 삶을 기초로 한 <월든>은 자아발견, 자아개발, 자아의 해탈 및 자아표현에 대한 책이며 정신적 해탈에 초점을 둔 미국의 고전이다. <월든>을 비롯한 그의 많은 저서에서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한없이 부드러운 문체로 소로우는 인간 삶이 고귀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며 보여주고 있다.
옮긴이 강연숙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의대학교 대학원에서 “소로우의 삶과 작품에 나타난 요가사상”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소로우 박사논문 연구를 위해 1997년 브라운대학교에서 visiting scholar 자격으로 머물면서 소로우 관련 강의 및 철학 강의 청강을 하며 도서관에서 연구에 몰두했다. 그리고 소로우가 살았던 콩코드를 비롯해서 소로우가 여행했던 거의 모든 곳을 소로우가 직접 그린 지도를 보며 옛날 길을 따라 찾아다녔다. 잠시 영어통번역사로서 도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그만두고 다시 소로우 연구에 전념했다. 2008년에는 보스턴에 살면서 하버드대학 와이드너 도서관에서 소로우와 힌두철학, 심층생태학, 초절주의 철학을 연구하며 소로우의 사상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했다. 그리고 하버드대학에서 콩코드까지 소로우가 걸어 다녔던 길가에 있는 집에 살면서 그가 타고 다녔던 기차를 타고 콩코드와 월든 호수를 다니면서 월든 호수의 사계절을 체험하고, 콩코드 강에서 카누를 타보고 메리맥 강을 따라서 여행했고 이 강 종착지인 뉴베리포트 바닷가를 비롯, 페어헤이븐 언덕과 콩코드 곳곳 소로우가 자주 갔던 곳을 찾아다녔다. 주요 논문으로는 원칙없는 삶: 초월적인 삶을 위한 소로우의 생계철학, 소로우와 요가: 모크샤를 위한 철학적 지식의 길, 월든과 요가: 초월적인 자아를 향한 세레나데, 소로우와 요가: 노예제도 반대의 사티아그라, 헨리 데이빗 소로우와 힌두사상 등이 있다. 현재는 충북대 강사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