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엄청난 중력으로 읽는 이를 끌어당겨
끝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이야기
마흔여덟 살이 되는 해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권기태 작가는 그때의 일을 “산다는 것이 알 수 없는 일이구나”라고 회상한다. 소설 속 인물들 또한 알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모두 속단해서 좌절하지 않고, 꿈을 향한 긴 여로에서 “오랫동안 한 발자국씩” 움직이는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그들은 나와 동행했던 나의 분신이고 내 자신이었음이 분명하다”라고. 그는『중력』을 35번이나 고쳐 쓰며 눈물을 흘리며 쓸쓸히 퇴장했던 공군사관학교 교관을 떠올렸다. “그는 마흔이 다 됐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희망은 얼굴을 바꿔서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희망은 다다를 곳이 아니라 함께가면 좋은 친구 같다’고 생각할 것 같다.”(453쪽) 작가는 1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소설의 제목부터 인물의 성격, 소설의 배경, 스토리라인 등을 벽돌 쌓듯 완성도 있게 설계하고 구축해냈다. 소설 『중력』은 ‘우주’라는 과학소설적인 소재에 압도당하지 않으면서도 인물의 내면을 세심하게 그려낸 완전한 성공작이자 ‘눈물 없이 못 읽을’ 휴먼 스토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