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과 한자 여행
시작하며
첫날 68만명, 둘째날 100만명을 넘긴 영화흥행기록 ‘명량’은 그 이름처럼 ‘울음소리가 곡(哭)을 하는’ 지금 우리의 현실을 달래주는 영화일까? 세월호 사건을 비롯해서, 문창극 후보가 지적했던 한국정치의 삐딱한 뒤틀림, 검찰과 경찰의 집안싸움, 정치인들의 만성화된 정쟁.....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사퇴한 것으로 민주당이 살아날까?
이정현 후보가 순천곡성 지역에서 엄청난 지지율로 당선된 것은 한국정치의 분수령과 같다는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이순신 장군이 근무했던 지역이 바로 그곳이었다. 여수지역에서 이순신을 전라좌수사를 지냈고, 부산과 통영으로 쳐들어왔던 왜군들을 옥포해전과 한산도대첩에서 궤멸시켰다.
이번 영화 명량은 진도(珍島)로 건너가는 울돌목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죽기를 각오하고 울돌목(명량)을 지키라는 이순신 장군의 명령에 대해서 11척의 배는 겁이 나서 뒤로 물러나버린다. 골대를 지키기 위해서는 골키퍼가 골대 앞에 있어야하는데, 이순신 장군만 혼자가 울돌목 골대를 지키는 형국이었다. 안철수 의원이 노원병에서 편안히 승리하면서 가장 좋은 미사여구를 동원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정현의 승리는 명량대첩에서 보여준 필승의 전략과 비슷해 보인다. 정치도 이런 감동의 드라마가 있을 수 있다니.....
이제 부동산 경기 침체기,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소비 감축으로 지역경제와 대한민국 전체 경기가 불황이다. 내수부진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은 기업들의 판매부진까지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정치(政治)도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의 구태의연한 정치구호로는 민심을 붙잡을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지역경제를 위해서 도대체 무엇을 해줄 것인가? 그것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명제가 된 듯 하다.
국가가 위기에 처한 그 상황에, 이 순신은 선조를 위해서 목숨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이순신을 죽기로 내몰았던 선조를 위해서 충성의 신하가 되었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명량 영화에서 이순신은 ‘충’의 방향을 백성으로 해석했다. 자신이 충성하는 것은 백성이고, 백성이 있어야만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만 왕이 있다는 것. 역사해석의 의미가 가미된 대사이겠지만, 가슴에 와 닿는다.
영화 군도와 한자여행에 이어서 영화 명량과 한자여행을 출판하게 됐다. 전자책이지만, 영화를 통해 느꼈던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이 책으로 더욱 깊어지길 바란다. 500원짜리 전자책이지만, 500원 이상의 정보를 얻을 것이다.
2014년 8월 1일
장창훈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