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부 평전 - 우리가 잃어버린 구국의 영웅 충의공
역사의 뒤안길에 묻히고 잊힌 북방의 영웅,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한 충의공 정문부를 기억하라!
‘북충의 남충무(北忠毅 南忠武)’, 북에는 충의공이 있고 남에는 충무공이 있다는 뜻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충의공 정문부 장군을 칭송하며 한 말이라고 한다. 충무공 이순신을 모른다면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임진왜란 최고의 영웅 이순신 장군의 존재감은 막강하다. 그런데 그에 견줄 정도의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아야 할 인물일 텐데 솔직히 충의공 정문부는 우리에게 낯선 이름이다.
정문부 장군은 임진왜란이라는 국난 속에서 함경도 길주를 거점으로 의병을 일으키고 훈련되지 않은 관북 의병군의 불리한 여건 속에서 용맹함과 신출귀몰(神出鬼沒)한 지략으로 왜군을 6전 6승으로 크게 무찌르며, 조선의 자존심을 지킨 위대한 전쟁 영웅이다. 하지만 남북분단의 현실, 북관대첩비의 반출 등 여러 좋지 못한 상황에 엮여 현재에는 상당히 잊힌 상태다.
찬란하고 위대했던 역사는 존재하고, 그것을 누군가가 반드시 현재로 꺼내야 빛을 발한다. 정한기 저자가 쓴 『정문부 평전』은 어둠 속에 사라져 가고 있던 정문부 장군이라는 찬란하고 위대한 역사를 현재로 꺼내어 빛을 보게 한 작품이다.
『정문부 평전』을 쓴 저자의 이력과 집필 동기 또한 흥미롭다. 진주 출신으로 오랫동안 금융권에서 일했던 저자는 우연히 고교 시절 TV에서 본 역사프로그램을 통해 정문부 장군을 알게 되었다. 당시 진주(晋州) 남강댐 수몰로 정문부 장군 관련 시설을 옮기게 되었다는 내용을 보던 중 방송 말미에 동국대 남도영 교수라는 분이 “정문부 장군은 우리가 남북통일이 되어 있었으면 오늘날 이순신 장군만큼 추앙을 받으실 분인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고, 이런 것을 보더라도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야겠다”라고 이야기를 했던 것이 머리에 남았다고 했다.
정한기 대표의 정문부 장군 탐구는 그렇게 평생을 연구해온 화두가 되었다. 정문부 장군을 공부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같은 성씨의 조상님을 공부한다는 오해를 하곤 했는데,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정문부 장군은 해주 정씨이고 나는 진양(진주) 정씨로 같은 종친이 아님을 명시했다.
임진왜란 당시 함경도에서 정문부 장군과 의병들이 5개월간의 전투에서 연전연승을 하며 북관 지역을 수복한 이야기, 길주에 세워졌던 북관대첩비가 일제에 의해 일본으로 반출되었다가 남한과 북한 양국의 정부와 민간의 노력으로 2006년 한국으로 반환된 이야기, 억울하게 박홍구 역모 사건에 연루되어 무고하게 비통한 죽음을 맞이한 이야기 등등 상세한 기록과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쓰인 이 책의 내용은 역사소설만큼이나 흥미롭고 감동적이다.
저자가 이 책을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 중 하나는 정문부 장군에 대한 자세한 연구나 자료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농포집』이 국역되어 있어서 상당히 많이 참고할 수 있었던 점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저자는 역사학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기에 혹시 있을지 모를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사를 전공한 김근하 박사와 해주정씨대종친회의 감수와 검토를 받았다.
2024년은 정문부 장군의 서거 4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저자의 바람대로 오랜 세월 잊힌 구국의 영웅 충의공 정문부 장군의 위대한 일생과 애국정신이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에게 알려지고 계승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