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아닌 家 - 2040년, 미래의 가족을 묻다
가족이 가족이 아닌 이야기
요즘엔 1인가구가 대세다. 지난해엔 전체 가구의 30%를 차지했고, 여기에 2인가구를 합치면 무려 57%나 된다. 스웨덴에선 1인 가구 비율이 50%가 넘는다. 우리 사회에서 가족의 재구성이 더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10년간 우리 정부는 출생 극복 예산으로 약 209조원을 썼고, 연간 20조원을 쓰고도 출산율은 지난해 0.92명으로 떨어졌다. 이렇다면 이제는 가족의 재구성을 현실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사회적 어젠더와 대안을 제시하는 온라인 매체 〈피렌체의 식탁〉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창간 2주년을 맞아 ‘가족의 재구성 2040’을 주제로 6명의 연사와 함께 온라인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앞으로 20년 후 가족·가정의 형태는 어떻게 변화할지, 우리 사회가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미리 짚어보자는 취지였다.
1부에서는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전영수 한양대 교수,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의 강연, 2부에서는 양동수 사회혁신가업 <더함> 대표, 김윤희 한샘 디자인실 상무, 야콥 할그렌 주한 스웨덴 대사 등 6명의 연사가 발표했다. 컨퍼런스의 강연자들이자 이 책의 공저자들은 인구, 가족, 삶의 질과 관련된 이슈들을 고민하고 연구해온 분들이다.
1부의 장혜영 21대 국회의 정의당 소속 국회의원은 가족이지만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실제 경험을 통해 풀어놓는다. 반면 전영수 한양대 교수 사회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기제(거버넌스)로서의 가족을 고찰하며, 현재 가족 거버넌스가 흔들리는 현실을 꼬집는다. 그 원인 의 하나로 과거의 정상 가족 패러다임과 현재 가족구성의 괴리를 주장하는 동시에 이를 해결할 뉴노멀 시대를 위한 여러 대안들을 제시한다.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연구소장은 가족이 결혼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의문을 던지며,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공통적으로 우리가 과거로부터 이어온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정에 대한 관념이 바뀌어야 다른 사회적 변화도 일어나며, 변화하는 현실에 맞추어 정책과 문화도 변화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동체가 가족이 될 수 있을까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개인을 보호하는 사회적 안전망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회혁신기업 <더함>의 대표는 공동체가 가족을 대신할 사회적 안전망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약한 유대를 기반으로 하는 느슨한 공동체는 도움이 필요할 때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동체다. 과거와는 다른 자발적인 공동체로 새로운 사회적 안전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한샘 디자인실 김윤희 상무는 개인과 공동체가 살아가는 형태가 달라짐에 따라 생활공간과 라이프스타일에 일어날 큰 변화를 지적하며, 2040년에 가족이 살아갈 집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주한 스웨덴 대사 야콥 할그렌은 스웨덴에서 이미 겪었던 1인 가구 증가 현상과 스웨덴 사회복지제도의 변화들을 되짚어보며, 현재 한국이 변화하고 있는 방향과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