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와 산다 - 누구나 혼자인 시대, 자신을 돌보는 ‘혼자들’을 위하여
1인 가구의 증가는 무수히 많은 ‘개인’들이 탄생하는 과정
인간의 정체성과 존엄을 헤아리는 사회를 기대하며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혼자, 외로움, 국가〉에서는 외로움을 ‘질병’으로 보고 사회적 해결을 촉구한 영국 ‘조 콕스 고독위원회’의 활동, 영국이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한 취지와 주요 정책 등을 살펴보면서 국가가 외로움을 다루려는 이유와 내용 그리고 영국의 방식을 우리 사회에도 적용해볼 수 있을지 살펴본다.
저자는 ‘사회적 외로움’은 개인이 차별적인 제도나 편견을 포함해 존엄을 침해당하는 모든 순간에 깃든다고 보고, 영국이 ‘연결된 사회’에서만 외로움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한 것처럼, 우리도 연대를 통해 사회적 관계 안에서 존엄을 침해당하는 상황에 맞서야 한다고 말한다.
〈2장 혼자 하는 궁리〉에서는 ‘혼자들’이 하는 진짜 걱정을 담았다. ‘1인 가구=외로움’이라는 단순한 등식은 말 그대로 클리셰일 뿐, 현실에서 1인 가구들은 훨씬 다양한 감정적·현실적 고충을 겪고 있다. 1인 가구에 대한 클리셰가 고착된 사회에서는 혼자 살기 때문에 더 불안한 게 아니라, 네가 사는 방식이 잘못됐다고 겁주고 무시하고 못되게 구는 사람들 때문에 불안하다.
또 이런 사회에서 혼자들은 현재의 삶과 미래에 대해 가족과 사는 이들보다 걱정을 훨씬 많이 한다. 일례로 ‘홀로사’(死)에 대한 준비는 사는 동안의 ‘나’와 내가 사라진 이후의 ‘남은 이들’을 위한 깊은 고려이다.
〈3장 혼자 잡는 생활의 각〉에서는 혼자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취약함과 여러 패턴의 인간관계에 대해 살펴본다. 혼자는 혼자 살며 생활의 각(角)을 잡는 사람들이다. 혼자들은 자신의 취약함을 제법 잘 파악하고 있고, 나름의 대처법도 마련해두고 있다. 뭇사람들이 걱정해주는 외로움도 그리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싱글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한다거나, 싱글들이 연말정산에서 인적공제를 받지 못함으로써 사실상의 ‘싱글세’를 내는 현실, 결혼하지 않고는 혼자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없는 법적ㆍ제도적 한계 등에 대한 씁쓸한 이야기들도 담았다.
〈4장 혼자의 거처〉에는 국가가 1인 가구를 걱정하고 정책을 세우고자 한다면, 자주 바뀌는 감정(외로움)이 아니라 1인 가구의 처지에, 특히 주거환경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많은 1인 가구가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의 줄임말)’에서 거주하고, 집이 아닌 ‘방’에서 살아가고 있다. 집은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장소이고,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 요소가 주거의 안정성이다. 이를 위해 주거권을 헌법에 명시하고, 사회 구성원 모두의 권리로 보장하는 방안 등을 제안한다.
〈5장 혼자 시대, 보호자는 누구인가〉에서는 누구나 혼자인 시대, 누가 보호자인지 물었다. 당장 병원에 입원하려 해도 보호자 대동을 요구받고, 이때 보호자는 법적 가족으로 한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혼자 살며 맞닥뜨리는 문제 속에는 보호자가 절실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렇다면 혈연이나 혼인 관계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가족을 만들 수는 없는 걸까?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는 반응이 더딜 뿐 이런 움직임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 흐름에 대해서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