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자치통감
지금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책 『자치통감』
그 방대한 1,362년의 역사를 58편의 이야기로 꿰뚫다
세종대왕이 필독서로 삼고 시진핑이 지도층에게 일독을 강조한 중국 최고의 역사서, 『자치통감』. 대정치가이자 역사학자였던 사마광이 19년의 세월에 걸쳐 완성한 『자치통감』은 300만 자, 294권, 1,362년의 역사를 아우른다. 북송의 신종은 이 걸작에 ‘지난 일을 비추어 나라를 다스리는 도리로 삼아야겠다’는 의미에서 거울 감鑑자를 쓰는 ‘자치통감資治通鑑’이라는 이름을 내렸다. 『자치통감』은 세상에 나온 이래 역대 황제와 리더들의 길잡이가 되어 왔다. 세종대왕, 마오쩌둥, 시진핑은 물론이고 불확실한 현실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수많은 이들이 『자치통감』을 펼쳐들었다.
『한 권으로 읽는 자치통감』은 ‘제왕의 교과서’ 『자치통감』을 가장 효율적으로 압축했다. 294권이라는 엄청난 분량 속에서 가장 흥미롭고 의미 있으며 교훈을 주는 58편의 이야기를 선별하고 삽화를 곁들여 이 거대한 고전의 세계를 부담 없이 탐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한 권으로 읽는 자치통감』은 바른 길을 비추는 거울이 될 것이다.
『자치통감』, 대정치가의 눈으로 걸러낸 역사의 정수
사마광은 왜 19년에 걸쳐 힘들게 『자치통감』을 편찬했을까? 『자치통감』 이 나오기 전 중국 최고의 역사서는 단연 사마천의 『사기』였다. 하지만 『사기』는 개인 전기를 모아놓은 기전체였기 때문에 중복되는 내용도 많았고 그 분량도 어마어마했다. 역사서들이 모두 이를 따라하였기에 사마광 시대에 이르러서는 당시 존재하던 정사正史만 해도 1,500만 자에 이를 정도였다. 그래서 사마광은 상소를 올린다. “신은 사마천의 『사기』와 반고의 『한서』 이후로 역사책들이 번거로울 정도로 많아짐을 걱정해왔습니다. 벼슬 없는 백성조차도 다 읽을 시간이 없는데, 하물며 하루에 만 가지 일을 처리해야 하는 황제께서 어느 겨를에 이를 두루 읽으오리까?” 사마광은 역사 속 수많은 사건들 중에서도 의미 있는 부분을 추려내 “읽을 수 있는” 역사책을 펴내고자 했다. 결국 전국시대부터 송나라 건국 직전까지 1,362년간의 역사를 총 294권, 약 300만 자의 최초의 편년체(연대순) 역사서로 기록된 『자치통감』이 완성되었다.
세종대왕, 마오쩌둥, 시진핑… 『자치통감』을 사랑한 사람들
『자치통감』은 동아시아 각국으로 널리 퍼졌으며, 중국 역대 황제들의 필독서였고 후대의 리더와 지식인들로부터 최고의 책으로 칭송받아왔다. 청나라 사학자 왕명성은 “지금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되는 책이니 학자들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라고 평했고 청나라의 정치가이자 학자였던 증국번은 “나라 다스리는 이치를 논한 책 가운데 사마광의 『자치통감』만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현대 중국을 세웠다고 할 수 있는 마오쩌둥은 『자치통감』을 17번이나 읽었고, 중국 국가 주석으로 취임한 시진핑은 취임 이래 정부를 재정비하면서 지도 계층의 필독서로서 『자치통감』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자치통감』은 빠지지 않는다. 세종대왕은 『자치통감』을 수시로 읽었으며, 신하들에게도 이 책을 널리 권했고 경연 교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단순히 여러 번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손수 해설을 덧붙인 『자치통감훈의』의 편찬을 지휘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보였다. 정약용, 이덕무, 김옥균 등도 『자치통감』을 아꼈다. 세상이 어지러울 때마다 그들은 책을 펼치고 역사를 거울삼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다.
왜 『자치통감』인가?
『자치통감』 이후 이를 따라한 수많은 책들이 나왔지만 이와 같은 명성을 얻은 책은 없다. 왜일까? 그 이유는 바로 사마광이라는 사람에게 있다. 사마광은 20세에 진사에 급제한 뒤 정치의 중심에 섰다. 낙양으로 떠난 이후에도 그의 명성은 여전했다. 그는 네 명의 황제를 섬겼으며 여러 벼슬을 거친 끝에 재상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런 그가 냉철한 정치가의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본 결과물이 바로 『자치통감』이다. 『자치통감』에는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막대한 평론까지 가미되어 있다. 사마광은 수많은 사료들 속에서 의미 있는 사건을 걸러냈을 뿐만 아니라 필요하다면 첨언도 서슴지 않았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나라를 다스리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내용만을 남기고자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역사의 내용을 주관적으로 해석하거나 엄밀한 사실을 바꾸려고 했단 말은 아니다. 사마광은 오히려 수많은 사료를 비교해 가장 신뢰할 만한 사실만을 골라냈다. 그가 한 일은 방대한 역사를 거르는 체 역할에 가깝다. 그 누구도 역사의 사건 하나하나를 전부 알 수는 없으며, 결국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볼지 선택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자치통감』은 황제와 지도자를 위해 가장 훌륭한 체로 걸러낸 역사의 정수라 할 수 있다.
『한 권으로 읽는 자치통감』, 무엇이 다른가?
우리는 사마광이 말했던 “만 가지 일을 처리하는 황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94권의 고전을 읽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실제로 『자치통감』을 읽기 쉽게 축약하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있어 왔다. 『자치통감강목』과 『통감절요』를 비롯한 수많은 책들이 이미 존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치통감』을 현대인의 시선에 맞추어 새롭게 걸러낼 필요가 있었다. 『한 권으로 읽는 자치통감』은 이 방대한 고전의 세계로 들어가는 단단한 입문서가 되고자 한다.
『한 권으로 읽는 자치통감』은 58편의 이야기로 자치통감의 핵심을 소개한다. 여러 곳에서 중복되어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은 최대한 제외하면서 역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자치통감』에서 가려 뽑은 이야기들은 우리의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예를 들어, 후계자 하나를 잘못 세워 가문 전체가 고꾸라진 지선자智宣子의 이야기에서는 한창 사회면을 달구는 특혜 논란을 떠올릴 수 있고, 서진西晉의 멸망에 대해 기록한 대목인 ‘관리를 뽑는 제도는 유명무실했고 황제의 친척 자제들이 파격적으로 임명되었다. 신하들은 전부 갖은 수단을 다해 명예를 추구했고 나라를 위한 생각은 전혀 없었다.’에서 우리 사회가 가지 말아야 할 길을 읽어낼 수 있다.
또, 『한 권으로 읽는 자치통감』은 역사에서 교훈과 더불어 재미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적합한 책이다. 『초한지』로 우리에게 익숙한 항우와 유방의 이야기부터, 유일무이한 여성 황제였던 측천무후의 파란만장한 삶, 천하통일을 이룬 당태종 이세민까지, 16개 왕조가 생겨났다 스러지는 1,300여 년을 따라가다 보면 그 파란만장한 역사의 재미에 빠지게 될 것이다. 낭중지추, 사면초가, 패왕별희 등 수많은 고사의 유래가 된 순간들을 소개함으로서 익숙한 사건들을 새로운 맥락에서 바라보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한 권으로 읽는 자치통감』에서는 주요 장면마다 삽화를 그려 넣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글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각 사건들을 머릿속으로 보다 생생하게 재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흔히 역사는 우리와 상관없는 옛날이야기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오늘의 사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와 연결된 역사의 맥락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자치통감』처럼 1,362년의 역사 변천과 흥망성쇠를 명쾌하게 정리한 책은 흔하지 않다. 우리는 『자치통감』을 통해 켜켜이 쌓인 역사의 사건들을 살펴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시대를 꿰뚫어보는 사고력과 판단력을 기를 수 있다. 천년의 이치를 한 권으로 묶은 『한 권으로 읽는 자치통감』은 갈수록 혼란스러워지는 이 시대에 올바른 길을 알려 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