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되어 주세요 1
“제가 대학 생활은 처음이라 좀 서툴러요.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반도희. 열아홉 살 겨울, 도망치듯 한국을 떠났다가 스물다섯이 되어 돌아왔다.
“안녕. 반또.”
서문도. 유명한 여배우의 아들, 스물세 살에 한국을 들었다 놓는 톱스타가 되었다.
한때 의붓동생이었던, 싫었던,
남이 되고 싶었던 놈이 예고도 없이 도희의 눈앞에 나타났다.
과거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어른의 모습으로.
“반또. 예전에 넌 웃음이 헤펐어. 그런데 나한테만 지나치게 아꼈어. 그 헤픈 웃음을.”
“분명히 난 그 애를 싫어했는데 왜 자꾸만 신경이 쓰일까?”
소년이 태어나 처음 빌었던 생일 소원, “남이 되어줘.”
오랫동안 마음속에 감춰왔던 소년의 소녀를 향한 마음이
길고 긴 시간을 견뎌 그와 그녀로 만나 다시 시작되었다.
“찾았다. 오랜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