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나는 시간
열아홉의 온우는 겁 없이 사랑을 했다.
그러나 지옥 같은 집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모든 것을 버려야 했다.
자신의 첫사랑까지도.
“7년 기다려 줬으면 됐잖아. 뭘 더 얼마나 기다려야 해.”
다시 만난 승현은 잊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던 듯 변함이 없었다.
찬란했던 시절의 그는 근사한 모습으로 온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넌 내가 왜 그렇게 좋은데?”
“넌 내가 왜 그렇게 지긋지긋한 건데?”
그건…….
“그걸 묻는 게 이상한 거 아냐?”
“내 말이. 그걸 묻는 게 이상한 거야, 너.”
그제야 이해했다.
네가 날 좋아하는 걸 새삼 묻는 게 이상한 일이었다.
“한 번만 더 좋아해 줘.
그게 안 되면, 싫어하지만 마.”
승현이 다가왔다. 코끝에 그의 코끝이 닿았다.
열아홉으로 돌아갈 순 없지만 그때처럼 입을 맞출 순 있다.
눈을 감았다.
다시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