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그렇게 왔다
‘나는 행복해도 되는가.’
엄마는 되물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어도, 조용히 쉬고 있어 편안한다는 느낌이 들어도, 낮에 혼자 외출을 할 수 있어도, 즐거워지는 그 어떤 행동에도 죄책감이 들었다. 사는 게 좋아도 되는지, 자신을 괴롭게 하지 않는 모든 감정이 다 죄스러웠다. 아이를 보내고 칼로 베인 듯한 고통이 지나간 후, 그녀가 느끼는 모든 감정에 예민해져 갔다.
아이를 떠나보내던 날, 모든 사람은 ‘끝났다’고 했지만, 그녀는 그때부터 ‘시작’임을 느꼈다. 시간이 멈춘 듯했던 날들, 서서히 흘러갔던 준영이와의 13년간을 이야기하면서 이 세상의 또 다른 준영이들과 그 부모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건네고 싶다. 그들의 눈물을 멈추게 할 수는 없겠지만, 그 눈물을 조금이나 닦아줄 수 있는, 그녀의 눈물로 엮은 작은 손수건이 되길 바라며…
* 이 책의 출판 수익 및 저자 인세의 일부는 중증장애아동을 위해 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