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개인주의자 - K-컬처를 다진 조용한 실력자 X세대를 위하여
김현정 PD, 김민섭 작가 추천
“세대론을 알아간다는 것은
오해를 이해로 바꾸는 과정이다”
온기 가득한 마음으로 사람과 세상을 꾸준히 읽어온 사람, 김민희
‘다정한 개인주의자’ 1970년대생들의 이야기를 신중히 기록하다
세대론 무용론에 대한 이야기가 점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세대론을 부각할수록 오히려 충돌하고 대립하게 된다고들 이야기합니다. 세대론에 대해서는 그만 논의하고, 이제는 화합하고 공존하는 길을 모색하자고들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무언가를 놓쳐버리고 있습니다. ‘나를 알아야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 말이지요. 1970년대생인 X세대는 자기 자신을 몰라도 너무 몰랐습니다. 항상 타인에게 규정되고 언급된 제3자의 시각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위아래 세대들이 X세대를 정의할 때는 대부분 수박 겉핥기식에 머물렀습니다. 《다정한 개인주의자》는 1975년생으로서 X세대의 한복판에 서 있는 저자 김민희가 ‘나를 알아야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관점에서 출발해 X세대의 특징과 경쟁력, 잠재력, 우리 사회에서의 역할 등을 다정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로 써내려간 책입니다.
인터뷰 매거진 《topclass》(톱클래스)의 편집장으로서 사람과 세상을 꾸준히 읽어온 김민희는 “우리는 정작 우리 세대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려 하지 않았다. X세대는 개인주의의 첫 세대라는 점에서 86세대의 아류가 아니며, 목표 지향의 성실한 잡초 세대라는 점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베타버전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김민희가 지금까지 인터뷰하며 이야기를 들어온 사람만 해도 700명이 넘는데요, 그토록 수많은 사람을 만나 그들 자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해온 일은 ‘인터뷰이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김민희는 타인을 삶을 들여다보는 일에 그 누구보다 사려 깊었고, 우리 사회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간과하는 것에 대해 다정한 눈길을 두고자 했습니다. 그가 미지수 X세대를 들여다보겠다고 다짐하게 된 계기도, 《topclass》가 200호를 발행한 지금까지도 이토록 사랑받고 있는 까닭도 편집장 김민희의 ‘다정함’과 ‘신중함’에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X세대는 단순하게 정의할 수 있는 세대가 아닙니다. PC통신을 처음 경험한 네트워크 시대의 첫 세대이자 해외여행 자율화의 수혜를 입은 첫 글로벌 세대입니다. 이념의 잣대를 벗어나 탈정치의 이데올로기를 장착한 첫 세대이기도 하지요. 집단보다 개인의 중요성을 인식한 첫 세대인 동시에 공동체의 합리적 공존을 고민한 첫 시민 세대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1990년대 대중문화의 르네상스기를 누린 세대이며, 이를 기반으로 K-컬처의 기반을 다진 주인공 세대입니다. BTS와 〈오징어 게임〉으로 대표되는 K-콘텐츠를 만든 주역이 바로 1970년대생들입니다. 정치와 경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역에서 X세대는 어마어마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알아가는 일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깊습니다. 물론 누군가를 알아가는 일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듭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지고 있던 오해를 이해로 바꾸어가는 일도 마찬가지이고요. 그 어느 때보다 갈등과 분열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나의 오해를 이해로 바꾸어가려는 사람,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하게 만들고자 애쓰는 사람에게 《다정한 개인주의자》는 뚜렷한 공존의 방향으로 독자분들을 다정히 안내해줄 겁니다.
개인의 중요성을 인식한 첫 개인주의 세대이자
공동체의 합리적 공존을 고민한 첫 시민 세대
열다섯 가지 특징으로 살펴본
‘다정한 개인주의자’ 1970년대생들의 경쟁력과 잠재력
‘다정한 개인주의자’는 이 책의 지향점을 압축한 제목입니다. 김민희는 “개별, 단독, 단절 등의 의미를 지닌 개인주의는 다소 차가운 어감을 지닌다. 그럼에도 X세대에 온기 어린 ‘다정한’이라는 수식을 붙인 이유는 ‘브릿지 세대’로서의 역할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X세대가 윗세대와 아랫세대를, 이 극단과 저 극단을 부드럽게 잇는 교량 역할을 해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더욱 적극적으로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X세대의 경쟁력과 잠재력을 사려 깊게 들여다보며 열다섯 가지의 키워드로 살펴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개인주의 첫 세대 / 이카루스 세대 / 투명인간 세대 / 문화 개척자 세대 / 취향 세대 / 탈정치 세대 / 돈키호테 세대 / 공감 세대 / 디지털 첫 세대 / 길목 세대 / 돛단배 세대 / 직장맘 세대 / 카멜레온 세대 / 탈권위 세대 / 포용력 세대. 나아가 ‘조용한 실력자들의 세대’로서 X세대가 K-컬처를 다지며 각자의 영역에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고 창조하고 있는 세대라는 점에 대해서도 촘촘하게 이야기하지요.
X세대는 그 이름처럼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습니다. ‘낀 세대는 다 그래’라는 식의 단편적인 진실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물음표가 너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김민희가 바라보는 X세대는,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지만 숨은 잠재력이 많은 세대, 이미 신세대다운 철학과 에너지로 사회 곳곳을 변혁해온 세대입니다. 무엇보다 여전히 할 일이 많은 세대입니다. ‘다정한 개인주의자’로서 X세대가 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있기에 저자 김민희는 ‘세대론을 이야기하는 건 뒷북 아닌가’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뒤로하고 이 책의 마침표를 찍습니다. 세대 갈등 해소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세대로서 이 극단과 저 극단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유일한 세대, 소통의 매개 세대가 X세대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세대론을 놓지 말아야 할 분명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