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스러운 생물, 수컷 - 생물학으로 바라보는 남성의 진화와 멸종사
다양성을 지키고, 멸종을 피하고,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남기기 위한 생물들의 대단한 전략!
인간이 오랫동안 가져왔던 전형적인 남성성과 여성성이야말로 인간의 멸종을 부추기고 있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다양성 확보가 생존의 제1전략이다. 균일화, 평준화는 멸종 위기에 취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생물계를 바라보면 기생충을 비롯해, 달팽이, 굼벵이, 지렁이, 군소 등 자웅동체 생물들이 많다. 환경에 따라 남성이 여성으로, 여성이 남성으로 성을 바꾸는 생물도 있다. 인간처럼 ‘수컷’과 ‘암컷’으로 성별이 나누어진 생물도 갖은 지혜를 짜내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남기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때때로 그런 행위가 인간의 눈에는 유감스러워 보이지만 실은 원초적인 생명의 탄생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끊이지 않고 생명을 이어오게 한 원동력이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유감스러운 수컷의 행동은 가장 지혜로운 전략인 것이다.
· 먹이 선물로 암컷을 유혹하는 수컷 각다귀붙이
· 정자를 짓고 파란색 장식까지 하는 새틴바우어새
· 교미 후에는 암컷의 먹이가 되는 붉은등과부거미
· 자신보다 큰 물고기가 있으면 암컷이 되는 파라고비오돈
· 암컷이 수컷 위에 올라타서 교미하는 네오트로글라
‘기생충 박사의 눈에 비친 안타까운 수컷의 세계’를 보여주는 이 책에서, 저자는 그렇기 때문에 모든 유감스러운 수컷들의 존재가 사랑스럽게 여겨진다고 말한다.
유감스러운 수컷이야말로
인류 멸종을 막는 핵심이다
1장에서 저자는 남녀의 역할이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왜 남성의 자살률이 높은지 이야기하며 생물계에는 ‘유감스러운 수컷투성’이라고 알려준다. 오로지 인기를 얻기 위해 아름답게 진화한 수컷, 교미 후 암컷의 먹이가 되는 수컷, 예술적 센스와 인기의 관계뿐 아니라 남자가 영원히 여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 남자가 하이힐에 끌리는 생물학적인 이유 등을 알 수 있다.
2장에서는 인류가 ‘일부일처제’를 선택해 문명을 발달시켰지만 이제 이 제도가 한계에 다다른 건 아닐까 의문을 제시한다. 저출산 문제의 해결책을 동물들에게 물어보자며 ‘원앙 부부’는 전혀 ‘원앙’이 아니었으며 생식기의 상식을 뒤집은 곤충 네오트로글라 등의 사례를 설명한다.
3장에서는 끊임없이 구애하던 수컷의 무정한 운명과 너무나도 비참한 다이아캐마(침개미의 한 종)의 최후뿐 아니라 이미 수컷이라는 성을 잃어버린 생물들, 성전환을 자유자재로 하는 물고기, 연애하는 짚신벌레 등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수컷은 더 이상 필요 없어졌는가라고 의문을 제시한다.
4장 수컷도 암컷도 모두 사이좋게 멸종하는 설에서는 이렇게 조충류는 멸종되었다며 인간도 멸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인간이 없어지면 지구는 어떻게 될지 가상 시나리오를 펼쳐 보이며 ‘세계의 종말’까지 앞으로 2분밖에 안 남았다는 종말 시계와 이스터섬에서 배운 멸종 시나리오를 소개한다.
5장에서는 그럼에도 인류 멸종을 피하는 의외의 방법을 동물에게서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침팬지와 인간 유전자는 99퍼센트가 일치하지만 인간은 언어를 얻어 상상력과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호킹 박사가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함께 ‘유감스러운 수컷’이야말로 인류 멸종을 막는 핵심이었다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