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골프 - 달마가 골프채를 잡은 까닭은
골프는 너무나 정신적인 운동입니다. 골프가 다른 스포츠와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는 철저하게 정신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스포츠는 타고난 소질에 자신이 흘리는 땀과 쏟는 정성에 따라 결과가 나타납니다. 결과에 만족하는 정도가 사람에 따라 다소 차이나지만 대체로 그 결과는 흘린 땀과 쏟은 정성을 배반하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절망감은 안겨주지 않습니다.
골프는 송곳의 끝과 같습니다. 정상에 도달했다는 느낌이나 만족의 순간은 전율처럼 스쳐지나갈 뿐입니다. 송곳의 끝에 머물 수 없듯 골프의 정상은 머물 수 없고 만족감은 새로운 목표의 출현으로 이내 사라지고 맙니다.
골프는 신기루입니다. 목표를 갖고 추구하지만 결코 ‘이만 하면 됐다!’고 할 만한 성취감을 안겨주지는 않습니다. 달성하겠다고 세워둔 목표에 도달하는 순간 새로운 목표가 저만치 나타납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목표가 신기루처럼 계속 나타납니다.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은 시지프스처럼, 골퍼는 신기루 같은 목표를 쫓는 형벌을 받은 것 같습니다.
골프가 얼마나 정신적인 운동이며 골프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얼마나 부단한 정신수양을 필요로 하는지를 선의 화두나 경구, 선에 얽힌 일화들, 불교 경전과 성경, 중국의 고전 등에 나타난 가르침과 잠언들을 통해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