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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황제재상 루트는 왜 공략 불가인가요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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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황제재상 루트는 왜 공략 불가인가요 2권

저자
쿠므케 저
출판사
블루로즈
출판일
2019-11-08
등록일
2020-07-06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M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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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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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폐하께는 한때의 꿈이었사옵니까? 어떤 꿈이 제 하문을 벌리며 음탕한 하문이라고 중얼거리옵니까?”

황제국 재상 연하윤에겐 남에게 말 못 할 고충이 있다.
주군인 황제께서 변방의 왕자에게 홀딱 빠져서 나라를 자꾸 말아먹는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다.
국고 탕진을 말려보다가 귀양을 가게 된 연하윤은 결국 제후국의 반란으로 미친 황제의 목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그날, 연하윤은 3년 전 황제가 사랑에 빠진 그 ×같은 시점으로 돌아오고 만다. ‘〔황제 루트 공략 실패〕 ―망국 엔딩 달성!’이라는 망할 문구와 함께.
스물일곱 번째 맞는 파국이 시작되는 날 아침, 연하윤은 굳은 결심을 한다.

폐하가 그렇게나 사랑하는 설이겸을 눈에도 들어오지도 않게 해주겠다.
내가 폐하의 연인이 되어서!

* * *

상쾌하지만은 않은 아침. 사랑스러운 새가 지지배배 울고 있었다. 아랫도리가 뻐근하고 허리가 쑤시지만, 뭐 나름대로 좋은 아침이었다. 왜냐하면, 지금 내 옆에서 폐하가 벌벌 떨고 계시니까 말이다.
어젯밤 나와 폐하는 아주 역사적인 일을 해냈다. 황제국 역사상 재상과 황제가 함께 침대를 구른 적이 얼마나 있겠는가? 내 재상직을 걸고 말하건대, 단 한 번도!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 이 얼마나 역사적인 일인가? 비록 함께 역사를 쓴 장본인께서는 반쯤 넋을 빼고 계시지만은.
멍하니 몸을 웅크리며 “짐이 미쳤는가?”, “이것은 꿈인가?”를 중얼거리시는 폐하는 뺨을 깨물어주고 싶으실 정도로 귀여우시지만, 이제 곧 아침 회의가 있을 시간이니 마냥 바라보고 있기엔 시간이 야속했다.
“폐하, 그만 고정하시옵소서.”
“짐이 어떻게 고정을 해!”
아휴, 귀청 떨어지겠네.
“뭐 어쩌실 것이옵니까. 이미 일어난 일인데. 그만 고정하시고, 의복을 입으시고 용안을 닦으시고 정무를 보러 가소서.”
“자네는 어찌 그리 태평해? 지금 이 상황이 우스워?”
폐하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나를 잡아 밀쳤다.
에구머니나. 침소에 다시 벌러덩 누운 자세가 되어버린 나는 몸을 손으로 가리며 얼굴을 붉혔다.
“폐하, 아직 옥체가 왕성하실 나이인 것은 알고 있사옵니다만…… 이런 아침부터는 조금……. 아 물론 폐하가 원하시면 하겠사옵니다마는…….”
“미치겠네!”
폐하가 노성을 지르며 몸을 급히 일으키셨다. 아이고, 우리 폐하 얼굴 좀 봐라. 홍옥처럼 새빨갛네.
나는 대충 몸을 일으키며 폐하를 바라보았다.
“폐하께옵서 이 비천한 몸을 원하시어 취하시는데 이 충신이 어찌 이를 거부하겠사옵니까?”
자, 내 눈을 바라보십시오! 이 충실한 신하의 눈을!
폐하는 내 눈을 피하시며 잽싸게 몸을 움직여 침소에서 벗어나셨다. 가려진 암막 뒤에서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는 소리가 났다. 급히 의복이라도 입으시는 건가.
사람을 잘 믿지 못하는 고양이 같은 우리 폐하는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인지 시종을 쓰는 걸 싫어하셨다. 덕분에 웬만한 일은 혼자서 척척 스스로 하는 굉장한 폐하가 되었지만 오늘만큼은 그게 정말 다행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정사 바로 후의 장면을 시종에게 보이는 건 좀 부끄럽지 않은가.
나는 폐하의 의복 소리를 들으며 느긋하게 허리를 주물렀다. 평소에 운동 좀 할걸. 허리가 엄청나게 욱신거렸다. 어제 말도 안 되는 각도를 체험해서인가.
그때 폐하가 말씀하셨다.
“오늘 일은 없었던 거다. 재상.”
“예?”
지금 뭐라 하시는 거야.
“오늘 일은 묻어두라는 거다. 이는 명이다.”
“네?”
“자네에게도, 나에게도 한때의 꿈같은 일이었다. 잊어라, 재상.”
씨×. 지금 저 귀염둥이 폐하가 뭐라는 거야.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 자네도…… 뭐?”
“어찌…… 어찌 그러실 수 있습니까?”
눈물이 나왔다. 네가 어떻게 나에게 그럴 수 있어!
“폐하께는 한때의 꿈이었사옵니까? 어떤 꿈이 제 하문을 벌리며 음탕한 하문이라고 중얼거리옵니까?”
“……어?”
“어떤 꿈이 제 작고 여린 하문을 강제로 벌려 그 말도 안 되는 크기의 옥경을 쑤셔놓습니까! 그것도 날이 새도록!”
“……어?”
“어떤 꿈이 제가 고이 조신하게 간직해온 첫 경험을 가져간단 말입니까. 이 처음은 제가 연모하는 이를 위하여 소중히, 소중히 아껴온 것이온데!”
“아니, 재상 잠시만. 그건 알고 싶지 않았는데.”
“모릅니다. 어찌 이러실 수 있사옵니까! 제가 어떤 마음으로! 지켜온 처음인데!”
폐하가 어떻게! 나는 배신감에 눈물을 떨어트리며 폐하를 노려보았다.
폐하는 입을 떡 벌리시며 멍하니 나를 바라보셨다. 나는 솟구치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책임져주십시오.”
“뭐?”
“저는 연모하는 이를 위하여 소중히 지켜온 정조를 잃었습니다. 본래라면 목숨을 스스로 끊어 저의 순결을 증명해야 하지만…….”
“뭘 끊어? 재상 미쳤나?”
“상대가 아주 오래전부터 연모해온 폐하이시니…… 목숨은 끊지 않겠습니다. 대신 저를 받아주십시오.”
“아니 잠깐만. 이게 무슨 소리인가?”
아이고, 우리 폐하. 아직도 모르시나.
“폐하 이런 곳에서 말씀드리고 싶진 않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그냥 말씀드리겠습니다. 연모합니다, 폐하. 폐하가 설이겸 왕자를 사랑하는 것보다 27을 곱한 만큼 연모합니다. 설이겸보다 저를 선택해주십시오!”
폐하가 걸친 용포가 건장한 어깨에서 물처럼 흘러내렸다. 폐하의 입은 그 용포처럼 벌어졌다.
“뭐……?”
스물일곱 번째.
폐하가 그렇게나 사랑하는 설이겸을 눈에도 들어오지도 않게 해주겠다.
내가 폐하의 연인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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