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건축 그리고 일본
일본에 자주 다닌다고 다 일본과 일본인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세상엔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 일본을 자주 다니며 일본을 더 좋아하고 그래서 더 자주 가는 사람과, 말로는 일본을 미워하고 욕하면서 기회만 있으면 일본 다니는 사람(미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본과 일본인을 더 잘 알아가기는 한가지일 텐데, 두 부류의 지일(知日)이 어쩌면 이렇게 다른가?
여기, ‘가장 가까운 외국이자 선진국’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맨주먹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간 남자가 있다. 막일을 하며 어깨너머로 건축을 배우다 돌아와서는 본업인 건축보다 음식으로 눈을 돌려 성공했다. 우동집 ‘와라쿠샤샤’를 운영하면서 SNS와 신문에 칼럼을 쓰고, 그러면서 본업인 건축도 아주 놓지 않고 있다. 몸이 셋이라도 부족할 이 남자의 첫 책, 『우동, 건축 그리고 일본』(남택 지음, 기파랑 刊, 2022)은 제목이 말해 주듯 우동이 계기가 되어 더 많이 들여다보게 된 일본과 일본인, 그리고 음식과 건축 에세이 모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