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격, 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소로움
법인(法人), 많이 들어본 단어이지 않은가? 법인카드, 회사법인, 법인등기부등본, 법인인감... 그렇다. 사람의 주민등록번호와 똑같은 형태인 13자리 등록번호를 가지고 있고, 비록 형태는 없으나 사람에 준하는 권리와 의무를 행사해 법적으로는 엄연히 사람처럼 취급되는 존재, 바로 법이 만든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실체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있다. 법인은 그 쓰임의 장구한 역사와 사회적 영향력에 비해 언제부터 생겨났는지, 왜 생긴건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그 존재에 합리적인 이유와 정당한 근거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논의된 적이 거의 없었다. 이 책은 우리가 마치 당연하게 여기고, 전혀 의심하지 않던 인류 최대, 혹은 최악의 발명에 대해 역사적인 기원과 존재의 당위를 파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