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발자국(지혜사랑 25)
맑고 깨끗한 시세계로 존재의 이면을 탐색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임영석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고래 발자국』. 티 없이 맑고 깨끗한 때 묻지 않은 시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임영석 시인은 존재의 이면을 꿰뚫어보는 새로운 삶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구체적 삶에 밀접하게 닿아있는 시인이 전하는, 사소한 일상의 구체적인 사건들이 담긴 우리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총 4부로 구성된 이 시집에서, 오랜 세월 시와 애틋한 관계를 지속해 온 임영석 시인은 치열한 내적 싸움을 엿볼 수 있는 시세계를 드러낸다. 그는 모난 세상과의 싸움을 통해 세상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연민, 자연에 대한 애착을 비롯해 다양한 일상의 풍경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낸다. [양장본]
☞ 이 책에 담긴 시
고래 발자국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고래들의 발자국을 보고 싶다
고래가 발을 버리고 왜 지느러미를 갖게 되었는지
무슨 아픔이 있어 바다로 몸을 숨겼는지
발자국을 보면 그 의문이 풀릴 것만 같다
새끼를 낳고 젖을 물리는 고래들의 발자국을
고고학자들은 왜 아무도 찾지 않을까
바닷속 어딘가는 두 발로 혹은 네 발로 걷던
발자국 무덤들이 가득히 있을 것인데
수천 년 동안 고래 발자국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이 역사를 발로 쓰고 다닐 때
고래들은 천리 밖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바닷속 가득 풀어놓고 낙엽처럼 밟고 다녔을 것이다
그 발자국 따라 오늘도 새우떼를 쫓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