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세계적인 천문학자 크리스 임피가 들려주는가슴 떨리고 경이로운 우주 탐사의 역사!
인류는 어떻게 ‘창백한 푸른 점’을 벗어나 세상 너머로 나아가는가
우리는 지금 거대한 우주 바닷가에 서 있다. 겨우 발가락을 물속에 담갔을 뿐이다. 긴장되지만 동시에 설레는 일이었다. 이제 별들이 반짝이는 바닷물에 뛰어들려 한다. 수많은 질문이 머릿속을 채우고, 가슴은 터질 듯이 뛰고 있다. 과연 우리는 우주라는 바다 안에서 무엇을 만나게 될까. 약 20만 년 전, 지금의 아프리카 대륙에서 현생 인류라고 할 수 있는 우리 조상이 나타났다. 이들은 이후 10만 년에 걸쳐 아프리카 전체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다시 3만 5,000년쯤 후 처음으로 대륙을 떠나는 모험을 감행했다. 이주에 성공한 인류는 중앙아시아와 유럽, 중국까지 퍼져나갔고 더 용감한 이들은 시베리아까지 진출하거나 대서양을 횡단하는 항해를 시도했다.
《비욘드(원제: Beyond)》의 저자이자 천문학자인 크리스 임피Chris Impey는 인류의 유전자와 문화 속에 ‘모험심’, 즉 탐험하고자 하는 욕구가 내재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것을 바탕으로 추론하는 능력이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능력도 있다. 지구 탐험을 끝낸 학자와 시인, 이상주의자 들은 지평선 너머를 내다보았다. 저 별들 사이에 무엇이 있을지, 어떻게 하면 지구를 벗어날 수 있을지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것이다. 인류가 마침내 중력을 이기고 우주에 발을 디딜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어려움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이러한 모험심을 좇은 사람들 덕분이었다. 550년 전 완후Wan Hu라는 명나라 관리는 하늘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에, 가장 좋은 옷을 입고 47개의 로켓이 부착된 대나무 의자에 앉은 뒤 로켓에 불을 붙였다. 물론 그는 중국 최초의 우주비행사가 되는 대신 엄청난 폭음과 함께 증발해버렸다. 러시아의 로켓 과학자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Konstantin Tsiolkovsky는 오늘날 모든 우주여행의 기초 이론이 되는 로켓 방정식을 발견했지만 연구비를 조달할 수 없었다. 액체 연료를 이용한 로켓을 처음으로 발사한 미국의 로버트 고더드Robert Goddard는 자신의 논문을 읽은 〈뉴욕 타임스〉로부터 “물리 법칙도 모르는 무식한 사람”이라고 비난받았다. 또한 수많은 우주비행사들이 초기 로켓 개발 단계에서 발생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미국에 NASA가 설립된 지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다. 인류가 살아온 것에 비하면 한없이 짧은 이 기간에, 우리는 우주선에 사람을 실어 대기권 밖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었다. 달에 착륙해 발자국을 남겼으며, 태양계 밖으로 탐사선을 보내기도 했다. 소행성을 사로잡아 달 궤도로 끌어온다거나 화성을 지구와 같은 거주 환경으로 만들어가는 등 새로운 우주 탐사 전략도 논의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우주여행이 상품화되어 누구나 우주 관광을 떠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인류가 알던 유일한 고향, ‘창백한 푸른 점’을 벗어나 오랫동안 꿈꿔온 다른 세상에 발을 담그기 직전인 것이다.
2020년, 미지의 세계를 향한 인류의 모험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저자는 우리가 “현재 매우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이야기한다. 앞으로는 또 어떤 상상이 현실로 다가오게 될까. 그리고 또 누구의 꿈이 이루어지게 될까. 《비욘드》는 ‘우주 탐사’라는 우리 모두의 꿈이 어떻게 시작되어 얼마나 발전했고,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를 하나의 이야기처럼 들려준다. 밤하늘을 동경하고 별 사이를 거니는 꿈을 꾸던 독자라면, 이 책에서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