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고리오 영감』은 발자크 특유인 ‘인물 재등장 기법’이 최초로 사용된 소설로, 그의 작품 세계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작지 않다. 발자크 연구자들은 1833년에서 1834년을 소설가로서의 발자크의 생애에서 결정적인 시기로 생각하고 있다. 몰락한 시골 귀족의 아들로, 가족의 기대를 한 몸에 지고 파리로 올라온 라스티냐크. 그는 남쪽 사람 특유의 강인함을 가지고 ‘기묘한 진흙탕’에 비유되는 파리 사회에 도전한다. 이 야심만만한 젊은이는 시간과 노력은 많이 들고 결과는 불확실한 학업에 의한 성공 대신에 사교계에 등장해서 거기에서 유력한 여자를 정복함으로써 보다 신속하게 운명을 개척하기로 마음먹는다.
저자소개
저자 : 오노레 드 발자크
적어도 ‘본격 문학’의 역사에 등장한 작가 중 그처럼 엄청난 양의 작품을 산출해 낸 사람은 없었다. 발자크는 1799년 투르에서 자수성가한 부르주아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젊은 어머니는 자식에게 무관심하여, 그는 가정의 사랑을 별로 맛보지 못하고 자랐다. 그는 어린 시절 과도한 독서로 인한 건강 악화로 집에서 1년간 요양 후 중학교에 입학하였고, 소르본 법대에 입학했다. 여러 변호사 사무실에서 비서로 일한 경험은 뒷날 그의 소설에 잘 활용되었으나, 공증인이 되기를 희망하던 부모의 뜻과 달리 그는 파리의 한 다락방으로 독립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다. 1819년 집필한 희곡 『크롬웰』을 읽은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인 앙드리외는 발자크에게 작가의 꿈을 접으라고 충고했다. 10년 뒤인 1829년 이미 수차례의 사업 실패를 경험한 발자크는 처녀작 『마지막 올빼미당원』을 출간했다. 이후 20여 년간 초인적인 집필 능력을 보이며 방대한 『인간극』을 창조해 나갔다. 제목이 보여주듯 단테의 『신곡』에 필적하면서 동시에 프랑스 호적부와 경쟁한다고 호언할 정도로 당대 사회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려는 계획이었다. 1850년 발자크는 오랜 연인이었던 한스카 부인과 그처럼 고대하던 결혼식을 올린 지 두 달 뒤 서거했다. 그의 죽음으로 애초에 의도한 1백 30여 편이 아닌 90여 편의 장편소설로 마감된 『인간극』은, 미완이기는 하나 누구도 감히 추종할 수 없는 거대한 업적으로 남았다.
역자 :
서울대와 동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불문과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동 대학 명예교수이다. 지은 책으로 <스탕달 소설 연구>, <문학과 사회묘사>, <빛의 세기 이성의 문학>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좁은 문 · 전원 교향곡>, <소설과 사회>, <적과 흑>, <말도로르의 노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