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산문의 본격적인 습작으로, 지쿠마(千曲) 강 일대와 아사마(?間) 산록의 고원, 검은 돌과 모래, 열풍까지 자연과 인간을 관찰해 작품화한 것이 ≪지쿠마 강 스케치(千曲川のスケッチ)≫다. 스케치한 당시의 수첩이 소실되어 그 시작과 내용, 스타일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현행 ≪지쿠마 강 스케치≫는 과거의 자료를 근거로 했다. 또한 ≪중학세계(中學世界)≫라는 발표지 성격을 고려해 젊은이들이 읽기 쉬운 것을 선택, 수정해서 은인 요시무라 다다미치(吉村忠道)의 자녀 시게루(樹) 앞으로 쓰는 형식을 취했다.
저자소개
저자 :
저자 : 시마자키 도손
저자 시마자키 도손(島崎藤村, 1872∼1943)의 본명은 시마자키 하루키(島崎春樹)다. 나가노현(長野?) 신슈(信州)의 기소(木?)에서 7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에도(江?)와 교토(京都)를 잇는 교통 요충지 기소에서 대대로 숙박업과 도매업을 운영하는 그 지역 유지이자 촌장을 지낸 유서 깊은 집안이다. 국학자였던 부친의 영향으로 ≪효경≫이나 ≪논어≫ 등을 읽어 한학적 소양이 잡혔다. 집안은 메이지유신 직후 몰락하고, 열 살이 되던 1881년 봄, 문명의 도시 도쿄로 상경한 도손은 요시무라 다다미치(吉村忠道) 집에 기거하면서 학교에 다녔다. 초등학교 졸업 후 진학한 메이지학원은 기독교 학교로 교사 대부분이 외국인이었다. 이 시기에 셰익스피어나 바이런, 워즈워스 등 서양 문학에 심취하는 한편, 평생 스승으로 존경한 마쓰오 바쇼(松尾芭蕉)나 사이교(西行) 등 일본 문학도 섭렵하며 문학의 꿈을 키웠다. 졸업하던 해에 메이지여학교 교사가 됐다. 이듬해, 시인 기타무라 도코쿠(北村透谷)와 함께 잡지≪문학계≫를 창간해 동인으로 극시와 수필을 발표하며 문학가로 나섰다. 도코쿠의 자살 그리고 여학교 제자이자 첫사랑 사토 스케코(佐藤輔子)의 병사(病死)에 충격을 받은 도손은 1896년 도쿄를 떠나 센다이 도호쿠학원 교사가 됐다. 센다이의 자연을 벗 삼아 시 창작에 전념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와카(和歌)나 하이쿠(俳句) 외에 일본어로 새로운 시를 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고 신체시인들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심지어 경멸 대상이었던 까닭에 도손은 숨어서 ≪새싹집≫을 쓴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런 극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새싹집≫은 근대인의 감정과 사고를 대변하는 일본 근대시의 모태가 됐다. 이후 ≪일엽편주≫, ≪여름풀≫을 잇달아 발표해 메이지 낭만주의 시인으로 명성을 떨쳤다. 1897년 도쿄로 돌아온 도손은 일본어 시의 한계와 가중되는 경제적 부담에서 벗어나고자 1899년 신슈 고모로의숙 교사가 됐다. 고모로에서 하타 후유코와 결혼해 딸 셋을 키우며 산촌 지방의 낯섦과 현실적 생활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 1901년 마지막 시집 ≪낙매집≫을 끝으로 ‘시에서 산문’으로 전향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문학 양식의 탐색은 외국의 단편 작가, 극작가, 국내외 인상파 화가로 집중된다. 러스킨의 ≪근대 화가론≫이나 다윈의 ≪종의 기원≫,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에서 자연과학적 관찰을 배양하는 한편, 투르게네프의 ≪사냥꾼의 일기≫에서 회화를 보는 듯한 신비한 인상을 받았다. 또한 화가와 친밀했던 체호프나 모파상의 작품에 나타난 인상의 ‘청신함’과 ‘단순함’을 통해 인간의 심리 해부에 주목하게 된다. 시대 분위기 역시 문학과 회화, 즉 글과 삽화, 장정의 접목이 활발했고 일본 예술계에서 인상주의 영향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이와 같은 새로운 조류에 발맞춰 도손은 같은 시기에 부임한 미술 교사이자 시슬레에게 사사한 수채화가 미야케 가쓰미(三宅克己)에게 사생(寫生)을 배워 사생문을 성공시킨 것이 ≪지쿠마 강 스케치≫다. 훗날 자신의 산문은 ‘이 스케치로부터 출발했다’[≪선집(選集)≫ 상권 서(序)]고 말한 바 있다. 고모로에서 7년 남짓 생활하는 동안, 러일전쟁을 비롯해 딸 셋이 죽고 부인마저 야맹증에 걸리는 등 가혹한 시련을 겪으며 죽을 각오로 쓴 작품이 장편 소설 ≪파계≫(1906)다. 일본 문단을 새롭게 장식한 이 작품을 계기로 도손은 자연주의 소설가로 인정받게 됐다. 곧바로 장편 소설 ≪봄≫(1908)과 ≪집≫(1910)을 잇달아 발표했다. 이후 ≪신생≫(1918)은 넷째 류코(柳子)의 출산 후유증으로 죽은 부인을 대신해서 집안 살림을 도와주던 조카딸 고마코와의 불륜을 소재로 해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만년의 ≪동트기 전≫(1932)은 1853년부터 1886년까지의 사회 변천사를 그린 작품으로, 교토와 에도를 잇는 기소 가도(街道)를 중심으로 그 시대에 살았던 자신의 아버지를 모델로 한 역사 소설이다. 그리고 1936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0회 국제펜클럽대회에 참가한 여행기 ≪순례≫(1940)가 있다. 마지막으로 1943년 8월 22일 미완성 작품 ≪동방의 문≫을 쓰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뒤 “시원한 바람이구나”라는 말만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유해는 말년에 살았던 오이소(大磯) 해변의 지후쿠사(地福寺)에 안치되었고 유해 일부는 고향 마고메(馬?) 에이쇼사(永昌寺)에 있는 가족 묘지에 분장되었다. 도손의 인생은 한마디로 파란만장했다. 시대적으로는 메이지(明治)·다이쇼(大正)·쇼와(昭和)를 거치며, 청일전쟁, 러일전쟁, 제1차 세계 대전, 중일전쟁, 제2차 세계 대전까지 겪어 낸 굴곡 많은 삶이었던 만큼, 도손은 시와 수필, 소설, 동화 등 장르를 초월해 진정한 작가로 자리매김한 일본
목차
서문 ·······················3
그 하나 ······················7
학생의 집 ···················7
하늘소 애벌레 ················11
에보시 산록의 목장 ··············11
그 둘 ······················18
청보리 익을 무렵 ···············18
소년들 ···················19
보리밭 ···················21
고성의 초여름 ················24
그 셋 ······················33
산장 ····················33
해독제 파는 여자 ···············38
은바보 ···················39
마쓰리 전야 ·················40
13일의 기온 마쓰리 ··············42
마쓰리가 끝나고 ···············47
그 넷 ······················49
나카다나 ··················49
졸참나무 그늘 ················55
그 다섯 ·····················56
산속의 온천 ·················56
학창 하나 ··················59
학창 둘 ···················61
시골 목사 ··················61
9월의 논길 ··················62
산중 생활 ··················64
산지기 ···················68
그 여섯 ·····················73
가을 수학여행 ················73
고슈 가도 ··················74
산촌의 하룻밤 ················76
고원 위에서 ·················78
그 일곱 ·····················85
낙엽 하나 ··················85
낙엽 둘 ···················86
낙엽 셋 ···················87
고타쓰 이야기 ················88
음력 10월 ··················91
초겨울, 그 언덕가 ··············92
농부의 생활 ·················95
수확 ····················99
유랑자의 노래 ················103
그 여덟 ·····················105
1전짜리 식당 ················105
소나무 숲 속 ················107
깊은 산의 불빛 ···············111
산 위의 아침 ················116
그 아홉 ·····················120
설국의 크리스마스 ··············120
나가노 관측소 ················126
철도풀 ···················127
소 도살 하나 ················128
소 도살 둘 ·················132
소 도살 셋 ·················135
소 도살 넷 ·················137
그 열 ······················141
지쿠마 강을 따라 ··············141
강배 ····················144
눈의 바다 ··················147
사랑의 증표 ·················149
산 위에서 ··················150
그 열하나 ····················152
산에 사는 사람들, 하나 ············152
산에 사는 사람들, 둘 ·············155
산에 사는 사람들, 셋 ·············158
야나기다 모주로 ···············160
소작인의 집 ·················161
그 열둘 ·····················172
길가의 잡초 ················172
학생의 죽음 ················175
따뜻한 비 ··················177
기타야마의 늑대, 그 외 ············178
절 ·····················180
봄의 태동 ··················182
별 ·····················183
첫 번째 꽃 ·················183
산촌의 봄 ··················184
해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