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과학으로 버무리다 - 출퇴근 한뼘지식 시리즈 by 과학동아 115
2013년 12월, 세계 24개국의 투표를 통해 한국의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무형 유산에 등재되었다. 김치 맛의 우수성과 김장 문화의 얼은 어떻게 세계에 각인되고 인정받게 된 걸까? 이 책에서는 김치가 완성되기까지 곳곳에 숨겨져 있는 맛의 비법부터, 김장 문화에 깃들어 있는 전통 품앗이 문화까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김치를 만드는 기본 재료에는 배추, 무, 고추, 파, 마늘, 생강 등이 있다. 여기에 지역 특색에 따라 각종 젓갈과 해산물을 넣는다. 문제는 김장은 겨울철에 이루어지는데, 이 작물들이 모두 김장철 직전에 재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김치의 맛과 싱싱함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맛의 비결은 바로 ‘절임’에 있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는 과정에서 해로운 미생물은 제거되고 유산균과 영양분은 늘어난다. 그런데 과거에 소금은 귀한 재료였다. 그래서 조상들이 고안해 낸 것이 바로 고춧가루다. 감칠맛을 내기 위해 넣는 젓갈도 소금의 대안에서 비롯된 것이다. 결정적으로 고춧가루와 젓갈은 유산균이 번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게다가 1년 동안 먹을 김치를 담가야 하기 때문에 일손이 많이 필요했다. 가족은 물론 이웃집까지 총동원될 수밖에 없었다.
예부터 내려오는 조상들의 지혜와 정성, 그리고 과학으로 버무리는 김치 맛의 비법을 안다면 반찬이 김치 밖에 없다고, 혹은 입맛 없다는 투정도 싹 들어가지 않을까? 과거에 비해 김치 담그는 모습을 찾기 어려워 진 것은 사실이지만, 김치를 활용한 요리는 언제나 단골 메뉴이자 인기 메뉴다. 앞으로 또 어떤 김치가 우리의 입맛을 돋우고 기분을 즐겁게 해 줄지 기대하며, 올겨울 다양한 김치의 맛 속으로 빠져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