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종이 울린다
은종이 울린다.
주아련이 유은종을 짓궂게 괴롭히고 울릴 때마다 학교 아이들이 몰려든다. 그들은 그저 재미있는 장난 정도로 알고 있으나 둘 사이엔 묘한 기류가 흐른다.
은종은 자신이 눈물을 보여야 아련의 짓궂은 장난이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대하는 그녀의 미묘한 감정까지도 알아차린다.
아련의 과거를 알게 되고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만 그녀는 은종에게 끝내 자신의 마음을 열지 않는다. 은종을 울리고 싶으면서도 또한 그를 몹시 좋아한다는 사실을.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스물일곱의 주아련은 어머니가 남기고 간 빚을 갚기 위해 어느 회사의 계약직에 운 좋게 입사하게 된다.
“오랜만이야.”
아련은 잔심부름을 하러 들어간 본부장실에서 그를 맞닥뜨리고 얼어붙는다.
“주아련. 이제 내가 너를 울릴 차례인 것 같은데.”
전과는 180도로 달라진 남자 유은종이 그녀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