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바다가 되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
위대한 모성애가 불러온 감동 실화
“남방큰돌고래 어미가 천장에 달린 볼 터치를 하려고 번쩍 뛰었어요. 그런데 도약 지점을 잘못 잡은 거예요. 바로 아래 새끼가 있었고 어미는 본능적으로 새끼를 피했어요. 하필 떨어진 곳이 공연장 무대 시멘트 바닥이었어요. ‘쿵’ 하는 소리가 공연장을 울렸죠.”
한겨레에서 이곳 공연장에서 일한 전 직원을 인터뷰한 기사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새끼를 피한 어미는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져 입에서는 피가 줄줄 새어 나왔으며, 안타깝게도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어미 돌고래의 모성애에서 비롯돼 시작된 감동 이야기이다. 나아가 이 책의 저자는 감동에서 그치지 않고, ‘만약 돌고래가 죽기 직전 새끼 돌고래를 만났다면 무슨 말을 했을까?’라는 상상을 더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아무리 저자의 상상이라고 하지만, 실제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인 만큼 이야기 모두가 현실처럼 생생하게 와 닿는다.
이날 사망한 돌고래는 불법 포획되어 하루 4번씩 공연에 투입되었다고 한다. 돌고래 쇼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바다에서 불법으로 포획돼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이다. 돌고래를 불법으로 포획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공연에 투입되지 않았다면, 분명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상황이었기에 어미는 죽는 순간에 자신의 새끼를 피해 죽었다고 억울함을 느끼기보다 앞으로 공연만 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에 미안함을 느꼈을 것이다. 물론, 이 또한 저자의 상상이지만 이 책을 모두 읽고 나면 저자와 똑같은 상상을 하면서 동물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다시 한번 깨닫는 소중한 가족 공동체
인권운동가가 전하는 따뜻한 가족애
이 책에서 동물권에 대한 내용만 강조되는 것처럼 보이나 그 이면에는 ‘가족애’가 있다. 돌고래 가족과 함께 10살 여자아이 종안이, 아빠 진수, 엄마 수진이 등장한다.
엄마 수진은 선천성 심장병을 가지고 있다. 불행하게도 종안이 역시 엄마의 병이 유전되어 선천성 심장병을 앓게 된다. 자신의 건강이 아닌 종안을 낳는 선택이 죽음이라는 절망적인 결과를 불러왔지만, 엄마 수진은 자신의 한 선택에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아빠 진수 역시 홀로 남은 종안이를 잘 키워내기 위해 심장질환과 관련하여 내로라하는 전문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민간에서 좋다는 약과 음식을 수소문하여 구해 먹인다. 이러한 지극 정성에도 병원에서 마지막을 준비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이후 아빠 진수는 종안의 남은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 하던 일까지 그만둔다. 그러면서 종안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어 주기 위해 무모한 일까지 자처한다.
이처럼 이 책은 단순히 동물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소중한 공동체도 함께 말하고 있다. 너무도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과 돌고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이들을 통해 분명 가족의 소중함과 존재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분명 내 옆에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있어 마음 한 편이 든든해짐과 동시에 따뜻함이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