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듯 일하다 - 내 페이스대로, 나답게 일하는 방식을 찾아서
‘일×사람×공간’을 하나로 연결한다!
매달 10만 명이 방문하는 특별한 구인 사이트
‘일본 일 백화점’의 ‘블루오아시스’ 전략
매달 10만 명이 방문하는 특별한 구인 사이트 ‘일본 일 백화점’. 천편일률적인 모집 요강을 올리는 대신 업체를 찾아가 대표와 직원들을 인터뷰하고 그곳의 일하는 방식과 철학을 사진과 함께 정리해서 올린다. 인터뷰 내용을 교정하지 않고 그대로 싣고, 마치 ‘여행 잡지’를 읽는 것처럼 실제 직장의 분위기와 특징을 생생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이런 독특한 방식으로 ‘일본 일 백화점’은 기존의 구인 사이트와는 다른 독자적인 경쟁력과 고객들의 두터운 신뢰를 확보하고, 관련 사업과 프로젝트들을 확장해가고 있다.
‘일본 일 백화점’의 대표 나카무라 겐타는 다양한 삶의 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소개하고, ‘일×사람×공간’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그의 철학과 사업을 키워온 과정을 담은 ?살아가듯 일하다?가 출간되었다.
나카무라 겐타는 1979년 도쿄에서 태어나 메이지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부동산회사에 입사해 기획·운영 일을 하다가 2008년 구인 사이트를 오픈했다. 건축과 부동산 분야를 접하면서 ‘좋은 장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곳에 딱 맞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일, 사람, 공간’를 연결하는 일을 떠올린 것이다.
그럼에도 20대 후반의 평범한 직장인이 구인 사이트를 시작한 것은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구인 사이트들과 경쟁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구인공고를 내기 위해 직접 업체를 찾아가 취재하고, 글을 쓰고, 사이트에 올리는 것은 언뜻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다른 업체들이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방식이다. 다른 업체가 비슷하게 흉낸 낸다고 하더라도, ‘일본 일 백화점’이 오랫동안 쌓아온 원칙과 노하우를 그대로 구현하기는 힘들다.
나카무라 겐타는 이를 ‘블루오아시스’라고 표현한다. 그에게는 ‘블루오션’도 큰 시장이어서 살아남기 어려우므로, 너무 작아서 다른 업체들이 진입하지 않는 ‘블루오이시스’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일본 일 백화점’은 다른 업체들과 경쟁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것이다.
차분히 자기의 일을 키우려면 사막 속의 오아시스처럼 자그마한 시장을 지향해야 한다. 이것을 우리는 ‘블루오아시스’라고 부른다. 오아시스처럼 아주 작고, 사막을 끝없이 걷지 않고는 다다를 수 없는 곳. 따라서 경쟁이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차분히 키울 수 있다.
일본일백화점의 방식은 사람이 직접 취재하고 인터뷰해서 문장을 써가는 ‘장인의 기술[藝]’이 필요해서, 구조를 그대로 베낀다고 해도 따라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노하우를 익히려면 시간이 걸리는 데다 매뉴얼만으로 일을 진행할 수도 없고 테크놀로지의 진화로도 따라잡을 수 없는 영역이다. _110쪽
내 페이스대로, 나답게 일하는 사람들을 찾아서
대체할 수 없는 경쟁력을 만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이유
이 책은 “일하고 있을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나의 시간을 살아가고 싶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나카무라 겐타의 경영 철학이자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나카무라 겐타는 10여 년간 수많은 업체를 취재하며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성장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바로 ‘살아가듯 일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일하고 있을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자신의 페이스대로 살아간다. 둘째, 일단 시작한 뒤 조금씩 수정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간다. 셋째, 자신의 가치관을 실현해줄 장소와 그곳에 딱 맞는 사람들을 연결한다. 넷째, 그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즐거움을 만들어간다.
이 책에는 살아가듯 일하는 사람들을 대표할 만한 여러 구인 취재기가 실려 있다. 100년 전통의 일본 최고 유리 제조사 기무라 유리점, 문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천국 가키모리 문구점, 쇠락한 폐광촌을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마을로 만든 이와미 은광 생활문화연구소, 마음을 흔드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사토루 디자인, 전 세계 하루키 팬들이 찾아오는 북카페 6차원 등이다.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대체할 수 없는 경쟁력을 쌓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해온 사례들이다.
나카무라 겐타는, 식물에게 살아가는 것과 일하는 것이 나뉘지 않듯, 고유한 영역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일이란, 자신의 분야에서 싹을 틔우고, 가지를 뻗고, 한 그루의 나무가 되고, 숲을 이루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일본 일 백화점’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나카무라 겐타의 도전은 ‘일본 일 백화점’에 멈추지 않는다. ‘일×사람×공간’을 매개로 여러 실험적인 프로젝트와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재개발을 앞둔 빈 건물을 리모델링해 실험적인 이벤트 공간 ‘리틀 도쿄’를 오픈했고, 각 분야에서 일하는 게스트를 둘러싸고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일 바(bar)’, 누구나 자신의 영화관을 만들 수 있는 ‘팝콘(popcorn)’ 등으로 그 폭과 영역을 더욱 넓혀 가고 있다.
세상에는 사람의 수만큼 일하는 방식이 존재한다
일과 직업에 대한 새로운 모색을 제안한다
그렇다면 이 책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안정적인 평생 일자리의 개념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앞으로 어떤 일과 직업이 살아남을지, 어떤 방식이 유지될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새로운 방식을 모색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 일 백화점’에는 다양한 직업의 구인 기사가 올라와 있다. ‘마을 대학 만들기(NPO)’, ‘실 염색 전문가’, ‘유리 제조업’, ‘종이 디자이너’, ‘게스트하우스 운영’, ‘프랑스 레스토랑 셰프’, ‘기업 브랜딩 전문가’ 등 업무도 제각각이지만, 근무지, 일하는 분위기, 사람들의 표정도 다양하다. 그런데 그들의 인터뷰를 읽다 보면 무심코 ‘재밌겠다’,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일본 일 백화점’의 특징 중 하나가 ‘이직할 생각이 없는 사람을 위한 구인 사이트’이다. 이는 나카무라 겐타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을 발견하고 기꺼이 도전해보도록 이끌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이를 ‘자신의 뿌리를 움직이는 일’이라고 표현한다. 구인 사이트 이름을 ‘백화점’으로 정한 것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직업을 소개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기술이 빠르게 진보해 인간의 능력을 대체해나가고,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일을 찾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 관점을 바꿔야 한다. 이 책은 세상에는 사람의 수만큼 일하는 방식이 존재하고, 누구나 자신만의 대체할 수 없는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사람×공간’을 연결하며 살아가듯 일하라고 제안한다.
이 메시지는 지금 일과 직업을 찾고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자신의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는 모든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마음의 ‘뿌리’를 움직이는 것은 돈이나 스펙이 아니다. 자신이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시간을 축적해나가고 싶은지가 더 중요하다. 자신이 원하는 삶과 미래를 그릴 수 있을 때 우리 마음이 흔들리고 반응하게 된다. 그것이 지금 있는 ‘장소’와 제대로 연결된 미래일 때 더욱 그렇다._61쪽
나는 구인자들이 ‘세상에 이런 일도 있네!’ 하며 놀라게 만들고 싶었다. 구인 사이트에 몇 가지 조건을 입력해서 나온 일자리만 자기에게 맞는 일이 아니다. 세계는 훨씬 넓고 다양한 삶의 방식과 일하는 방식이 존재한다. 많은 사람에게 이런 사실을 깨닫게 하고 싶었다. _66쪽
저자소개
머리말
1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다
2 싹이 터서 잎이 나다
3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다
4 가지가 뻗어나 잎이 무성해지다
5 숲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