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징비록 - 피로 쓴 7년의 지옥, 책 읽어드립니다

징비록 - 피로 쓴 7년의 지옥, 책 읽어드립니다

저자
류성룡
출판사
스타북스
출판일
2020-03-30
등록일
2020-10-12
파일포맷
COMIC
파일크기
4KB
공급사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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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순신이 없었다면 전쟁에 패했을 것이고
류성룡이 없었다면 나라가 망했을 것이다
‘책 읽어드립니다’에서 소설가 장강명은 “『징비록』은 정작 일본에서는 『조선징비록』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그 시대에 베스트셀러였다고 하는데, 국내에서는 2000년대 이전까지는 잊혀진 책이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한 김상욱 교수는 “도로도 없고, 교통수단도 없었는데 일본군이 부산에서 한양까지 20일 만에 진격했다. 백성들이 얼마나 무서웠을까”라고 당시의 두려움을 가늠하며 “니체의 말처럼, 『징비록』은 피로 쓰인 책이다. 단순히 읽기를 바라기보다 한 자 한 자, 기억되길 바란 책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군사 일을 봄놀이 하듯 한다면 어찌 패하지 않겠는가?
나라를 이끌어 가는 수장의 중요성과 사람을 어떻게 써야하는가를 일깨워주는 책
『징비록』 본문을 보면 알겠지만 순식간에 나라가 부수어지고, 임금은 살기 위해 도망가 굴욕적으로 무릎 꿇고, 백성들은 잔혹한 죽음을 당하고 굶주림을 참다못해 육신을 목구멍으로 넣는 일까지 발생한다. 류성룡은 이 모든 것을 지켜보았다. 돌이키지 못할 비극이 발생했을 때 단지 ‘참담하다’ ‘분노를 참을 수 없다’라고 심정을 밝히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위엄 있는 군주가 아닌 불안에 벌벌 떨며 자리에 연연하는 왕, 역시 자기 이익을 채우는 길이 어디인가를 따라가는 관료들, 방위 사업을 귀찮아하는 백성들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였으나, 그럼에도 비극의 가장 큰 책임은 최고 결정권자인 수장의 몫일 수밖에 없다.
류성룡이 『징비록』을 기록한 연유는 과거를 회한하며 죄책감을 덜고자 함도 아니고, 다른 누군가를 탓하고자 함도 아니었다. 류성룡이 지은 제목 그대로 비극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징계하며 앞날을 도모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외침의 역사는 비단 임진왜란뿐만이 아니나 정치, 경제, 군사의 중책을 맡아 나라의 요직에 앉았던 인물이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하였다는 점에 『징비록』의 가치가 있다. 류성룡은 왜란이 일어난 원인과 전쟁의 실황, 군사 기무의 정리, 여러 사건의 논평 등을 기록하여 국난을 극복한 역사적 사실을 생생하게 남겨 놓았고, 거기에 더해 당대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의 문물제도까지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문헌을 남겼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전란 발발 이후 7년간의 기승전결과, 그 안에서 오간 대화의 기록들은 전쟁문학의 고전으로서도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하늘이 낸 큰 인물에게 주어지는 신묘함과 그 책임
전란 발발 이전 류성룡이 불길하게 느낀 조짐들은 한둘이 아니다. 아무리 첨단을 달리는 지금의 시대라도 무시하지 못할 그리고 무시해서는 안 될 자연적 암시는 존재한다. 그처럼 류성룡은 하늘의 기미들과 세간에서 드러나는 기미들을 보고 느꼈다.
그중 하나는 류성룡이 임진왜란 발발 1년 전에 꾼 꿈이다. 경복궁 연추문에 불이 나 그가 주변을 서성거리는데 누군가가 나타나 “다시 지을 때는 조금 높여 인근 산에 가까운 높이로 해야 한다”라고 말해 준 것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깨어난 류성룡은 이 불길한 꿈 이야기를 차마 아무에게도 하지 못하다가 임진년에 왜적이 쳐들어온 뒤에야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였다.
실제로 경복궁·창덕궁·창경궁 세 궁궐이 모두 불에 타 잿더미가 되고, 그리하여 임금이 피란하고, 백성들은 처참히 목숨을 잃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라가 다시 회복되기 어렵다고 여기며 자포자기하자, 류성룡은 지난 꿈을 언급하며 “꿈속에서 궁궐의 고쳐 지을 일을 의논하였으니 반드시 나라가 회복되리라는 뜻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류성룡은 평생토록 꾼 꿈 중에 징후를 경험한 바가 많았음을 스스로 밝힌 사실이 있다.
『징비록』 본문에 나와 있듯이 전쟁이 터지기 전 류성룡을 불길하게 만든 일들은 여럿이고 현실은 이미 끝나 버린 듯 비참했지만, 그날의 꿈은 분명 류성룡이 희망을 버리지 않고 현실을 기어이 헤쳐 낼 수 있게 한 중요한 의미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류성룡의 해석처럼 왜적은 결국 물러갔다. 비록 긴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말이다.
나라의 패망으로 가는 이런 일 저런 일
우리나라는 태평한 세월이 백 년 동안이나 계속되다보니 전쟁을 알지 못하다가, 갑자기 왜적이 쳐들어오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온 국토가 넋을 잃고 말았다. 왜적은 파죽지세로 불과 열흘 만에 서울까지 들이닥쳐서, 아무리 지혜로운 사람이라 해도 전략을 도모할 수가 없었고, 용감한 사람도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가 없었다. 민심 또한 무너져 수습할 길이 없었으니 서울을 빼앗는 교묘한 계책이 달리 필요치 않았다.
한심한 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용궁 현감 우복룡이란 자는 자기 고을 군사를 거느리고 병영으로 가다가 방어사에 예속된 군사 수백 명이 말에서 내리지 않고 그 앞을 지나간단 이유로 모두 죽여 버렸고, 순찰사 김수는 이 행동에 공이 있다고 임금에게 알려서 승진되도록 하였다. 파벌 싸움에 몰두하였던 지사 신잡은 나라를 잃고 임금이 피란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라를 수복할 계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임금께서는 마땅히 영변으로 떠나셔야 합니다. 그곳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간장이 없는 것이옵니다”라는 실소조차 나오지 않는 말을 하였다.
안타까운 죽음도 있다. 평복으로 바꿔 입고 도망다니는 다른 관원들과 달리, 경기 감사 심대는 위험한 곳을 피하지 않고 왜적이 알도록 먼저 공문을 띄워 알렸으며 내응할 사람도 모집하였다. 그러다 첩자의 말을 진짜로 믿고 왜적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참혹함을 겪은 부끄러운 우리의 지난날을 현실에 결부시켜 다시 살피면서, 앞날을 바로잡는 일이 올바른 도리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기를 권한다.
“근심하고 두려워하던 마음이 조금 진정된 뒤에 지난 일을 생각하면 황송하고 부끄러워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 비록 볼만한 내용은 없지만 이로서나마 간절하게 충성을 바치려는 나의 뜻을 보이고 또 못난 신하가 나라의 은혜에 아무것도 보답하지 못한 죄를 드러내고자 한다.” _서애 유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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