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왕의 신부 2
자욱한 물안개 너머로 보이는 잊어버린 성.
그곳에는 전설 속 얼굴 없는 왕이 산다.
왕의 신부로 끌려갈 뻔한 언니를 구해 내고
대신 끌려오게 되었다.
그런데 이놈의 왕은 얼굴도 없는 주제에 성격도 재수 없다!
거만한 건 둘째치고 매번 윽박지르기까지.
“먹고 싶은 거 다 먹었으면 조용히 방으로 돌아갈 것이지 왜 위험한 곳까지 온 거야!”
비록 입으로는 구박하긴 하지만…….
몸으로는 위기에 처한 아린델을 끌어안고 보호해 준다.
성이 하도 위험하니 이래서야 매번 품을 빌릴 수밖에 없잖아.
이 악당에게 굴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계속 도움을 받게 되니 점점 신경 쓰인다.
얼굴 없는 왕은 어째서 날 지켜 주는 걸까?
나는 그 사람에게 약속된 진짜 신부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