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반한 피카소
창조적 리더 스티브 잡스는 왜 피카소에 열광했을까?
스티브 잡스는 창의력의 원천으로 미술을 꼽았다. 그리고 ‘창조미술로 역사를 바꾼 혁명가 피카소’를 여러 차례 언급했을 정도로 피카소에 매료돼 있었다. 그런데 그는 왜 많은 예술장르 중에 하필 미술, 그리고 많은 예술작가 중 왜 피카소를 두고 창의력(creation)을 논할까?
두 천재의 공통점은 모방을 통한 창조적 조합 능력의 귀재였다는 것이다. 입체파를 미술사에 탄생시킨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은 르네상스 이후 500년이나 유지돼 오던 원근법을 무너뜨린 파괴적인 작품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기존 것들에 대한 탐구와 모방, 조합의 과정이 있었다. 그는 세잔 등의 영향을 받았을 뿐 아니라, 앵그르의 〈터키탕Le Bah Turc, 1862〉이나 원시 이베리아 조각상의 얼굴 모습을 본떠오기도 했다.
‘복잡하지 않으며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가전제품 같은 컴퓨터, 친근하면서도 우아한 컴퓨터’를 만들고 싶어 했던 스티브 잡스는 평소 백화점의 주방용품 코너를 둘러보는 게 취미였다고 한다. 그는 퀴진아트 믹서기를 보고 매킨토시를 만들었다. 직관적인 아이콘 형태의 운영 체제를 가진 매킨토시는 제록스가 만들어놓은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것이고, 여기에 터치 기술을 더해 아이패드를 개발했다. 그는 휴학 중 우연히 수강한 캘리그라피 교양 미술수업이 자신의 인생을 바꾼 전환점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술은 이제 교양이 아니다,
창의와 상상을 이끌어내는 현대의 보관소다
종전까지는 교양으로서의 미술이 강조되면서 과거 일부 특별한 사람들만 누릴 수 있었던 것으로 인식돼 온 미술이 대중에게 보다 친근해졌다. 덕분에 우리는 미술에 일가견이 없더라도 한번쯤 〈모나리자〉나 〈최후의 만찬〉, 피카소나 앤디 워홀 같은 유명 작가의 작품을 직간접적으로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제 미술을 보는 하나의 화두가 새로 제시된 듯하다. 바로 이 시대가 원하는 창의의 원천으로써의 미술이다. 우리가 스티브 잡스라는 한 사람에 그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현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단 한 사람의 창의적 인재’를 필요로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너나없이 모두 창의에 열광한다.
이 책은 인간 중심의 예술 시대를 연 르네상스부터 비주얼 아트로 대표되는 현대 미술까지 창의, 상상 그리고 소통을 중심으로 미술이 가진 힘을 알기 쉽게 풀어냈다. 감상이나 여가, 교양을 위한 미술을 넘어 미적 체험을 통한 소통이 창의와 상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영화와 함께 떠나는 굵직한 미술 세계를 통해 알기 쉽게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