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 - 현실은 엉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지만은 않아서, 그러니까 여행
미리 고백하건대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는 예쁜 사진과 감성적인 문장이 등장하는 마냥 아름다운 여행기는 아니다. 오히려 여행의 진짜 민낯을 보여주는 책이다. 혼자 떠난 아프리카 봉사 현장에서 꾀죄죄한 모습으로 나무를 심고, 허름한 시멘트벽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샤워를 하고, 때때로 불량품을 팔아먹는 상인과 대치하거나 일부러 빙빙 돌아가는 택시기사와 기 싸움을 벌인다. 그러면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기 몸보다 훨씬 무거운 배낭을 들쳐 업고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걷는 여행자의 이야기다. 그러니까 아름답지만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친근하고, 솔직하고, 재미있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은 짠내 나는 생활기, PART 2는 90일간의 아프리카 여행기, PART 3은 여행 그 이후, PART 4는 미국에서의 새로운 일상, PART 5는 여행 유튜버로 살아가는 현재의 이야기다. 생생한 에피소드들과 함께 책 곳곳엔 아프리카 여행 일정과 필수품, 여행 유튜버 Q&A, 유튜브 추천 영상 등 꿀팁이 담긴 부록도 실어두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독자들에겐 유용한 가이드가 된다.
여행이 일상이 되다, 여행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삶
유튜브가 그야말로 대세다. 아마 독자 중에도 회사를 때려치고 자유롭게 돈을 벌면서 여행을 실컷 하는 여행 유튜버를 꿈꾸는 이가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여행 유튜버를 직업으로 살아가기로 한 원지의 이야기가 더욱 솔깃할지 모른다.
‘여자 혼자 가면 위험하다더라’는 이야기에 마음이 쪼그라들면서도, 꿈꿔온 대초원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떠났던 아프리카. 이후 저자는 몇 번의 여행들을 거쳐 본격적으로 전업 여행 유튜버가 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된다는 건 ‘설렘을 잃는 일’이 되기도 한다. 비행기 타는 순간의 설렘을 잃고, 좋아하던 창가 자리 대신 이동이 편한 복도 자리를 고르며 누구를 위한 여행인지 모를 일을 벌여나가며 슬럼프에 빠지고 만다. 하지만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는 법. 구독자와 함께한 ‘후리후리 어드벤처’라는 이름의 투어를 진행, 이에 힘을 얻어 툭툭 털고 지금의 삶에 감사하며 매 순간을 즐기는 법을 배웠다.
이후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홍콩, 베트남, 마카오, 터키, 오스트리아 등지를 돌면서 1,300만의 누적 뷰를 자랑하는 자신의 채널에 영상을 공유하며, 지금까지 여행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강연, 라디오 방송 출연, 원고 기고 등 여행 크리에이터로서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야말로 ‘여행이 일상이 되고, 일상이 여행이 되는 삶’이다. 이 같은 삶을 한 번쯤 꿈꿔봤다면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는 큰 힌트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