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달빛을 밟고 오네 2 (완결)
누군가의 희망은 다른 이에게 절망이 되었고, 누군가의 사랑은 다른 이에게 실연이 되었다. 어떤 이의 지극한 충성은 그렇게 다른 이에게는 끔찍한 반역이 되었다. 이 냉정한 세상에서 모두가 함께 행복하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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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말, 비록 집안에서 정해 준 얼굴 한번 제대로 본 적 없는 정혼자지만 애틋한 서간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향한 마음을 키워 가던 평북 장군 최무진과 빙자옥질처럼 아름다운 여인 옥사비.
그러나 역성혁명으로 나라가 뒤집히고, 운명은 둘의 사이를 갈라놓는다. 고려의 핏줄을 이었다는 이유로 멸문을 당한 무진의 집안과, 그런 무진의 집안과 재빨리 파혼하고 시대에 편승해 살아남은 사비의 집안. 오라에 묶여 죽으러 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사비는 슬픔에 절망하지만, 그녀의 힘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그가 죽은 줄로만 알고 새로운 정혼자 준경과의 혼인을 앞둔 채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던 어느 날, 구 왕조의 추종자로 개국 공신들의 가문을 털고 다닌다는 도적 ‘흑범’의 존재가 사비의 관심을 잡아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재회. 운명은 다시 움직여 무진과 사비, 무진의 옛 친우이자 가장 가슴 아픈 변절자인 준경을 제 손아귀에 쥐고 뒤흔들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