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지 않는 이야기 6권
* 등장인물 중 동성애 커플이 등장합니다
* 글 내에서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사건은 실제와 무관한 허구입니다.
엄마에겐 고등학생 때부터 친했다는 친구가 있다. 현진은 그 엄마 친구를 현주 이모라고 부른다. 현주 이모는 엄마만큼이나 똑똑하고 야무진 사람이었다. 멋진 의사였고 얼굴도 예쁘고… 아니 그냥 보기만 해도 멋있었다. 물론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멋있지만.
“야 이거 바보야, 이렇게 하면 되잖아!!”
“오…”
“강대현 멍청이 똥개야.”
“흐흫.”
근데 왜 현주 이모 아들은 바보인 거지. 현진은 다 만들어놓은 레고를 다시 뒤집어엎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야 거기 노란 거 줘어.”
“응응.”
“아니 이거 말구 더 긴 거, 이걸로 어떻게 다리를 만드냐?”
“이거?”
“그래그래, 그거.”
엄마들끼리 워낙에 친했고 바로 옆집에 살았던 덕분에 현진과 대현은 같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한 열 살쯤까지는 손잡고 학교에 잘 다녔던 것 같은데 애들이 얼레리 꼴레리 소리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아예 따로 다녔다. 바보 같은 대현은 저를 볼 때마다 안녀엉, 하고 인사하는 바람에 학교에서 아는 척하지 말라고, 서러워 엉엉 울기도 했다. 돌이켜 볼 때마다 우스워 죽겠다.
“야.”
“엉?”
“우리 엄마 아빠 이혼했당.”
“어….”
같이 놀이터에서 흙장난을 하면서 그런 말도 스스럼없이 하는 사이였다. 대현은 이혼하면 아저씨 집에 없어? 하고 다시 물었다.
“응, 아빠 집에 안 온대 이제.”
나뭇가지가 꽂힌 모래더미에서 흙 한 줌을 자기 쪽으로 끌어오면서 현진은 대답했다. 그러자 대현은 그래 그렇구나 하며 자기 쪽으로 또 흙 한 줌을 가져왔다.
“웅.”
이혼이라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던 꼬꼬맹이 시절부터 함께였다.
HearU 이야기 시리즈 중 세 번째, 가장 다정한 남자의 짝사랑 성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