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그녀
이른 새벽, 유준은 우연히 바닷가 앞을 서성이는 여자를 보게 되고…….
흉흉한 세상! 혹시나 나쁜 마음을 품고 '자살'이라도 하는 건 아닌가 하고 지켜보던 유준은 곧 알게 된다.
그녀는 바닷가에 자살하러 온 게 아니라 혼자 놀러 온 것이란 사실을!
'살다 살다, 별 희한한 여자를 다 보겠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갔건만.
자꾸 그 이상한 여자와 만나게 되고 또 엮이게 되는데…….
***
와다다다다.
사람들이 뛰어오는 소리에 유준은 본능적으로 지원을 끌어당겨 제 품으로 감싸 안았다. 순간 지원의 심장이 쿵 하고 떨어졌다. 아니, 떨어지는 줄 알았다. 사람들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지원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어쩌지, 미치겠다.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아.’
미친 듯이 뛰어대는 심장에 지원은 귀까지 새빨갛게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왜 이렇게 땅만 보고 걸어요? 저 덩치 큰 사람들한테 압사당하면 어쩌려고.”
유준은 빨개진 얼굴을 의식하지 못했는지 끌어안았던 그녀를 놓아주며 툴툴거렸다. 유준의 물음에도 지원은 여전히 아무 대답 없이 땅만 보고 걸었다.
‘그쪽 때문에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서요. 들킬까 봐서 그래요.’라고 대답할 순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