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를 부탁해
‘나’는 평범하지만 ‘우리’는 특별하다!
10년차 간호사의 진짜 수술실 이야기
‘나’는 특별하지 않지만 ‘우리’는 특별하다고 말하는 간호사의 에세이 《간호사를 부탁해》가 출간되었다.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돕는 일이 마냥 행복했던 것도 아니고, 단지 취업이 잘될 것 같아서 간호학과를 선택했던, 특별한 사명감이나 책임감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종합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게 된 저자. 그러나 지난 10년간 병원이라는 정글, 그중에서도 사람의 생과 사를 가르는 가장 치열한 현장인 수술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 사람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느끼게 되었고, 평범한 하루하루의 삶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축복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치열한 현장 한가운데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간호사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자부심을 갖기에 이르렀다.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쓴 이유는 딱 하나, 간호사들이 좀 더 행복하게 일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간호사라는 직업은 힘들지만 보람이 있고 존경받을 만하다. 인간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가장 약해져 있는 순간에,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때, 가족에게도 자신의 약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을 때 그 곁에서 실질적인 힘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들이 인정해주기 전에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그 가치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일할 때는 냉철하게, 하지만 마음은 그 누구보다 따뜻한 수술실 간호사의 한국에서 호주로 나라를 뛰어넘은 좌충우돌 병원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국 병원에서 3년 1개월, 호주 병원에서 7년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보다
요즘 간호사의 증원과 관련하여 처우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간호사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더 늘리자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간호사는 충분히 많은데 근무 조건 등이 열악하여 이직률이 높고 유휴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를 바로잡아 보자고 말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간호사의 사명감이나 책임감과는 별개로 근무 조건이 열악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 예로 간호사 한 명이 돌봐야 할 환자가 19.5명(2016년 기준)으로 일본의 7명, 미국이나 호주의 4~5명에 비해 월등히 많다. 게다가 3교대 근무와 잦은 초과 근무, 영역을 넘나드는 간호 업무, 점심시간도 따로 없는 근무 환경, 일과 육아의 병행 등 간호사를 힘들 게 아는 외부적 요소가 많다. 그뿐인가. 병원 내부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군대 못지않게 빡빡한 선후배 관계와 태움 문화, 뒷담화 등 여느 조직 사회에 있음직한 다양한 문제들이 더욱 강고하게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한국 병원에서 3년 1개월, 호주 로열 퍼스 병원에서 7년 넘게 일하면서 한국과 호주의 간호계를 두루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솔직하게 그 내부를 들여다본다. 또한 신규 간호사 시절 직접 선배로부터 태움을 당해본 사람으로서, 그것을 계기로 외국 간호사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으로서 그럴 때 어떻게 마음을 챙기고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준다. 외부자가 아닌 내부자의 시선으로 간호사들의 실제 생활과 진짜 수술실의 모습, 그리고 방송이나 미디어에서 수술실 간호사의 이미지를 어떻게 왜곡하는지 등을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