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와 함께 살기로 했다
한 중년 남자의 저지름에 대한 기록.
한 중년 남자의 저지름에 대한 기록.
엄마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 “엄마가 아침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죽을 때까지 니 얼굴을 사십 번이나 볼까 말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봐라……. 일 년에 너를 네 번 본다고 하면, 십 년이면 사십 번 아니냐? 안 그냐? 그렇다고 신경은 쓰지 말고……. 그냥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이 순간 저자는 무언가가 강력한 속도로 자신의 머리를 훅 때리고 지나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날의 전화는 저자의 삶을 많은 부분 바꾸어놓았다. 주말이 되면 틈나는 대로 지방에 사는 가족과 연락해 부킹을 시도했고, 몇 년도 지나지 않아 40번은 진즉에 채웠다. 그러던 중 저자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고, 여행을 핑계 삼아 홀로 1년 동안 국내 곳곳을 떠돌고, 다시 캐나다 밴쿠버와 로키산맥 중간쯤에 있는 작은 마을에 들어가 혼자 1년을 보낸다.
그렇게 2년 넘게 묵은 때를 털어낸 저자는 선배와 함께 출판사를 차려 편집장으로, 오랜 꿈이었던 책을 만지며 살기 시작한다. 그러다 다시 선택의 순간을 맞는다. 독립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저런 준비를 핑계로 고향의 엄마 곁으로 내려가기로 결심한다. 저자는 자신이 살면서 보고 느꼈던 삶의 즐거움을 더 늦기 전에 엄마도 누렸으면 하는 바람에 함께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기쁜 건 기쁜 대로 슬픈 건 슬픈 대로 녹아나는 일상의 순간순간을 함께 하면서 엄마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는 기쁨을 이야기한다.